HBM발 메모리 슈퍼사이클 현실로… DDR5 가격 `껑충`

올해 DDR5 16Gb 현물가 17% ↑
엔비디아 납품 땐 10% 오를수도
"HBM 성숙화… D램 가격 상승세"

<연합뉴스 제공>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를 공급할 것이란 전망이 DDR5 등 D램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삼성이 기존 반도체 메모리 생산능력(케파)을 HBM으로 전환하면서 DDR5 공급이 줄고, 가격 상승세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6일 기준 DDR5 16Gb D램 현물 가격은 5.10달러로 연초 4.25달러 대비 17% 급등했다. 지난달 20일 가격인 4.83달러와 비교해도 한 달 새 6% 이상이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D램 시장은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HBM 생산량 확대에 따른 메모리 부족 가능성이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HBM3E 엔비디아 납품이 현실화 될 경우 DDR5 단품 가격이 기존 예측보다 10% 이상 더 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HBM3E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은 일종의 기대감 수준이지만, 납품이 본격화되면 D램 가격 상승 폭이 기존 예상보다 가팔라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4세대인 HBM3 퀄테스트가 최근 통과되면서 HBM3E 퀄 통과 기대감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엔비디아는 최근 TSMC에 블랙웰 주문량을 기존 계획보다 25%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HBM 생산능력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25%나 되는 추가 주문을 넣은 것을 두고 삼성전자의 HBM 공급 본격화가 임박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는 회사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인데, 두 회사의 HBM3E 생산능력에는 여유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도 HBM 시장 성숙에 따라 DDR5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트렌드포스는 내년 HBM 공급량이 올해의 2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과정에서 올해 3분기 DDR5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는 8~13%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욜그룹도 올해 10억300만달러(1조4000억원) 수준인 세계 HBM 시장 매출 규모가 연평균 43% 이상 성장해 2029년 41억4500만 달러(5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대감 수준인 삼성전자의 HBM3E 엔비디아 퀄 통과가 실제 이뤄지면, 이는 DDR5 D램 가격이 단시간에 급등하는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HBM 시장 성숙화 과정에서 D램 제품 생산능력이 하향돼 D램 가격 상승 사이클의 지속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