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바람'으로 돌아온 김창완 "라디오만 47년…늘 흐르는 물이길"(종합)

공미나 2024. 7. 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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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첫 방송…'아침창' 하차 4개월만
"라디오 쉬며 분리불안 느껴…저녁 시간대 적응 중"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이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를 통해 저녁 시간대 라디오 DJ를 맡게 됐다. /SBS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이 4개월 만에 라디오 DJ로 복귀했다. 그는 새 프로그램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가 언제나 흐르는 약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DJ로서 역할을 잘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SBS 러브FM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이하 '저녁바람') 기자간담회가 열렷다. 이날 자리에는 김창완과 정한성 PD가 참석한 가운데 김창완은 "라디오는 사시사철 어디서나 흐르는 약수 같은 것"이라며 "누가 (라디오를) 듣거나 말거나 늘 세상에 흐르는 맑은 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당초 기자간담회는 지난 22일 진행 예정이었으나 미국에 있던 김창완이 현지 공항 전산망 마비 사태 여파로 귀국이 늦어져 취소됐다. 다행히도 같은 날 라디오 첫 방송은 무사히 진행을 마쳤다. 정 PD는 "돌아와 시차도 있고 힘드셨을 텐데 멀쩡한 컨디션으로 진행을 했다"며 "록커는 록커다"라고 김창완의 체력을 칭찬했다.

김창완은 23년간 SBS 파워FM에서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이하 '아침창')을 이끌었으나 지난 3월 하차했다. 김창완은 '아침창' 마지막 방송을 마친 뒤 펑펑 눈물을 쏟는 모습이 보는 라디오로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김창완은 "그거는 악마의 편집이다. 많은 분들이 그걸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라 많이 들여다 보신 것 같다"며 "다시 라디오에 돌아오니 (제작진이) 다 용서가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라디오와 떨어져 있던 자신을 분리불안 증상을 느끼는 어린 아이에 비유하며 "이렇게 불안함을 느낄 수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라디오를 진행하지 않은 지난 시간 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으나 그 시간 동안 라디오를 향한 그리움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김창완은 "몇십 년 만에 타 방송국 출연 요청에도 응하고 공연도 많이 했다. 이거 저거 하다보면 불안함을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오히려 바쁜 와중에도 (라디오가) 더 생각났다"고 했다.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 기자간담회에는 김창완(왼쪽)과 정한성 PD가 참석했다. /SBS

일주일간 '저녁바람'을 진행한 소감을 묻자 김창완은 "('아침창'과) 같은 건물이고 부스만 다르다. 11층 늘 오던 곳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소는 익숙하지만 시간대는 아직 적응 중이다. 김창완은 "저녁이 어떤 시간인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

'아침창' 진행 당시 직접 오프닝 멘트를 썼던 김창완은 아직 '저녁바람' 오프닝 멘트를 쓰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 지나면 감이 잡히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은 글 쓰기가 고되다"며 "'아침창'은 그날의 희망적인 내용을 적는다. 저녁 라디오는 미리 쓰기 참 힘들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창완은 "'아침창'을 들으시던 분이 저녁에도 많이 찾아오는 것 같다"며 "오히려 아침 시간에 너무 바빴나 보다. 저녁에 여유롭게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청취자 반응을 전했다.

돌아온 김창완을 향한 청취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는 "청취자들은 김창완이 숨만 쉬어도 좋아한다. 첫날부터 문자가 쏟아졌다"면서 "우리 프로그램은 게스트가 별로 없다. 청취자 사연에 공감하고 노래 부른다. 이걸 이렇게까지 좋아하고 호응해 주시는 걸 보며 '김창완쇼'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표현했다.

정한성 PD는 김창완을 "전 세대를 아우르는 DJ"라고 말했다. /SBS

정 PD는 DJ로서 김창완의 강점을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점이라고 했다. 정 PD는 "전 연령층이 좋아하는 DJ를 떠올렸을 때 몇 명이 없다. 김창완은 남녀노소 다 좋아하지 않나 싶다"며 미소 지었다.

1978년 처음 라디오 진행을 시작했다는 김창완은 47년 차 DJ다. 그 시간 동안 TV와 OTT 등 각종 영상 매체가 등장하며 '라디오의 위기'라는 말도 몇십 년째 나오고 있다.

올해 20년 차 라디오 PD라는 정 PD는 이에 대해 "20년 전에도 라디오의 위기'에 대해 고민했다. 제가 생각한 해답은 라디오가 만만해지는 거다. 라디오는 서민적인 매체다. 이용료 없이 5000원짜리 수신기 하나만 있으면 어떤 방송이고 공짜다. 어떤 것보다 공공성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완은 라디오를 "사시사철 흐르는 물"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물도 편의점에서 돈 주고 사 먹는 시대지만 여전히 깊은 산 어딘가에 사시사철 흐르는 물이 있다"며 "라디오는 그런 약수 같은 물이 되면 좋을 것 같았다. 새로운 라디오 시대에 앞장서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는 매일 오후 6시 5분부터 8시까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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