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윤식 “전 애인의 에세이, 출판 금지해달라” 소송서 최종 승소

배우 백윤식이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노량 : 죽음의 바다’ 제작보고회에서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배우 백윤식씨가 전 애인이 출간한 에세이를 출판 금지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백씨가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낸 출판 및 판매금지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지난 25일 확정했다.

방송기자 출신으로 백씨와 교제했던 A씨는 2013년 서른 살 연상의 백씨와 교제하고 헤어진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헤어진 뒤 “백 씨에게 교제한 다른 연인이 있다”, “백 씨 아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해 백씨와의 만남부터 결별 과정 등에 관한 에세이를 2022년 출간했다.

백씨는 이 에세이가 지나치게 내밀한 내용을 담고 있어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며 A씨가 과거 자신과 있었던 일을 알리지 않기로 합의해 놓고 이를 어겼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22년 4월 백씨가 낸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해 민감한 내용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본안 소송에서도 1·2심 모두 백씨가 승소했다.

2심 법원은 “(책 내용이) 백씨의 인격권으로서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충분히 인정된다”며 “백씨와 저자 사이 개인적 관계에 관한 것일 뿐이고 백씨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되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는 사안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법원 판단에 불복한 출판사는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상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출판사는 에세이에서 구체적인 성관계 표현과 백씨의 건강 정보, 가족 내 갈등 등을 삭제해야 책을 출판·판매할 수 있다. 이미 배포된 서적은 회수해 폐기해야 한다.

백씨와 A씨는 형사재판으로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A씨는 ‘백씨가 민사소송 과정에서 합의서를 위조했다’며 고소했다가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2일 1심 법원은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