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박충권 “인민재판” 비판에 최민희 “전체주의 국가서 생활하다 보니...”
박 의원 “사과하라”, 최민희 “깊이 사과”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보니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는 발언에 대해 “인신공격”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목숨을 걸고 탈북한 동료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체주의 국가에서도 고개를 내저을 국회와 과방위 운영을 지금 민주당과 최 위원장이 하고 있다”며 “지금 하신 말이야말로 인신공격이다.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사과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원칙을 어기셨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찾아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에 온 탈북민들에게 사죄하시라”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지난 24~26일 사흘간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남용한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공격 인민재판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냐”며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쓰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탈북 공학도 출신이다.
한 대표도 최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한 대표는 SNS에 “목숨을 걸고 탈북한 동료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라며 “차별과 막말이 일상화하는 것을 국민의힘과 함께 막아달라”고 밝혔다.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인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에 대해서 인격모독성 발언이나 탈북을 목숨을 걸고 한 의원에 대해 조롱성의 발언은 삼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진 과방위 전체회의 도중 박 의원에게 사과했다. 최 위원장은 “아까 대화 과정에서 전체주의 운운한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박 위원님께서 사선을 넘어 자유주의 국가 민주국가 대한민국으로 오신 부분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원님들이 양해해주신다면 제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박 의원은 “사과를 하셨기 때문에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의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면책 특권 뒤에 숨어 그냥 넘어갈 수준의 발언이 아니다. 속기록을 삭제한다고 넘어갈 일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최 위원장은 이미 온갖 막말과 갑질, 협박, 직권남용으로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SNS에 “언론보도 이후 최 위원장이 박 의원에게 사과했다고 합니다만 불충분하다”며 “이번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국민께 정중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은 “전체주의 멀리서 찾을 필요 없다. 당대표 출마조차 비판하는 정당, 90% 넘는 득표율로 독주하는 이재명 후보가 있는 정당이 가까이에 있지 않냐”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동료의원에게 막말하지 마시고 민주당 먼저 민주주의적 원칙을 세우시길 바란다”고 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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