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가고파국화축제’ 이름 논란 결국 법정으로
지역 민주화운동단체 반발
‘마산국화축제’에 ‘가고파’를 넣는 것을 두고 벌어진 논란이 결국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10월 축제를 앞두고 지역 내부에서 갈등과 혼란이 우려된다.
3·15의거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지역 민주화운동단체들은 29일 오전 창원지법을 방문해 ‘창원시 축제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 무효확인 소송과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피고는 손태화 창원시의회 의장이다.
단체는 소장에서 “축제에 ‘가고파’를 넣는 것을 두고 지역 민심이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다투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창원시의회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이 일어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조례를 개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례 개정안 처리기준을 어기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창원시의회는 지난 22일 제13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마산국화축제 이름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바꾸는 조례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당시 손 의장이 해당 조례 개정안을 직권 상정했고, 국민의힘 주도로 조례안이 통과됐다.
가고파는 창원 출신의 노산(蘆山) 이은상(1903~1982) 시인이 고향 마산을 그리며 지은 시다. 이를 가사로 사용한 가곡 ‘가고파’도 유명하다. 이은상 시인에 대한 예술적 업적을 높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생전 3·15의거를 깎아내리는 등 독재정권을 옹호한 행적에 대한 비판도 있다. 민주화운동단체들은 이런 이유로 지역을 대표하는 국화축제에 ‘가고파’를 넣으려는 창원시의 움직임에 “친(親) 독재 전력의 이은상 시 제목을 민주 성지 마산의 축제명에 넣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대 측에서는 “축제 이름에 ‘가고파’가 들어간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 2005년 공모를 통해 결정됐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까지 13년 동안 썼다”면서 “고향과 조국을 그리는 시 자체로만 판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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