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엔화…일학개미 매수·매도 지난달 대비 급증

홍재영 기자 2024. 7.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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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격이 널뛰면서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방향도 갈팡질팡한다. 7월 들어 일학개미들의 매수, 매도가 모두 전월에 비해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엔화 가치가 근래 최저점까지 하락하고 반등세를 보이자 엔화 가치 절상에 베팅하는 엔화헷지 상품 매수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금리가 당장 인상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방향성은 인상쪽으로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의견이다.
일학개미, 7월 매수·매도 모두 지난달 대비 크게 늘렸다
엔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9일 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7월 들어 지난 24일까지 국내 시장에서 결제된 일본주식 매수금액은 3억3446만4565.65달러(한화 약 4634억원)이다. 지난달에는 2억1935만4622.28달러(한화 약 3039억원) 매수해 규모가 한화로 약 52% 증가했다.

아울러 이달 들어 일학개미들의 매도 규모도 크게 늘었다. 일학개미는 이달 들어 3억7834만3866.39달러(한화 약 5242억원) 매도했다. 이는 지난달 2억5023만5263.34달러(한화 약 3467억원) 대비 한화 기준으로 1775억원 가량(약 51%) 늘어난 수치다. 특히 매도 금액은 올해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크다.

이달 매도금액이 이미 올해 월별 최고치를 기록하고 매수금액도 크게 늘어난 것은 엔화 가격이 널뛰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 가격은 이달 중 근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 고시 원/100엔 환율은 11일 852.72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내 반등을 시작했고 지난 25일 906.41원까지 올라 2주만에 50원 넘게 상승했다.

일학개미들의 매수 종목을 들여다보면 환차익에 대한 기대가 보인다. 이달 들어 환율이 저점을 찍은 11일까지와 반등을 시작한 12일부터 26일까지 두 기간동안 일학개미 순매수 1순위 종목은 모두 아이셰어즈 미 국채 20년물 엔화 헷지 ETF(상장지수펀드) 였다. 환헷지(환율고정) 상품으로서 기초지수 수익률만을 추종하기 때문에 엔화 가치 상승시 원화 가치도 올라간다.

엔화의 약세가 적정수준을 넘어 심화된다고 여긴 투자자들이 향후 엔화 가치 상승에 베팅하고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등 시작 이후에도 계속해서 해당상품을 매수하면서 앞으로 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절상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퍼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기대는 다른 엔화 헷지 상품들의 매수 선호도가 높아진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일학개미는 'GLOBAL X 25+ YEAR T-BOND ETF(JPY HEDGED)'를 일곱 번째로 많이 매수했다. 1일부터 11일까지 중에는 상위 10위 안에 없었던 상품인데, 이 또한 환헷지 상품으로 엔화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렸다고 본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금리 방향성에 주목…엔화 상승 흐름 이어질까
/사진=뉴시스
최근 엔화 가치의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인하를 시작해 미-일간의 금리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일본 정치인들이 나서 심화하는 엔저(低)에 대해 지적하고 금리인상을 압박하기 시작하자 조만간 일본 금리인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즉 일본이 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하면서 그간 구조적으로 작용했던 엔화가치 하락 압력이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당장 금리인상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장기적 방향성은 돌아서는 기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엔화가치 절상 흐름도 이어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정치권의 긴축 압박에 직면했지만 오는 31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금리동결이 결정되더라도 추가 금리인상 시그널을 내비칠 여지는 충분하다"고 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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