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다이슨, R&D에 진심인 까닭은?[다이슨 혁신의 힘②]
일상 문제 해결에 집중…공전의 히트상품 잇달아 탄생
"기술이 성장 촉진"…실패도 불황도 막지 못한 R&D 집착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발명해야 한다."(제임스 다이슨 창립자. 언론 인터뷰)
다이슨의 혁신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Problem Solving Technology)'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모든 연구는 일상 용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생기는 불만과 좌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제임스 다이슨의 철학은 모든 다이슨 엔지니어들에게 마치 경전과도 같다.
초기 제품 '볼배로우'(Ballbarrow) 만 봐도 다이슨의 제품 개발 철학을 잘 알 수 있다.
제임스 다이슨은 농가 수리를 돕는 일을 했는데, 정원용 수레를 고치는 데 유독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바퀴가 땅 속으로 가라앉고, 날카로운 철에 찔리고, 수레가 자꾸만 기울어 작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게 '볼배로우'다. 이 수레는 앞바퀴를 공으로 대체해 몰기 쉽다. 또 수레 소재를 철 대신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대체해 능률을 높이고, 작업자가 다치는 일까지 줄였다.
볼배로우는 선풍적인 인기 속에 출시 1년 만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동안 연 4만5000대가 팔릴 정도였다.
다만 이 인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특허를 지키지 못해 '미투' 제품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후 회사 상황이 기울자, 제임스 다이슨은 자신이 설립한 회사 '커크다이슨(Kirk-dyson)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슨은 자신의 불운에 실망하지 않고, 연구개발에 더욱 전념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먼지 봉투 없는 진공 청소기다. 그는 특히 최초의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DC01'를 내놓기까지 5126개의 실패를 겪은 것으로 유명하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다이슨의 R&D 센터는 연구와 개발을 넘어, 디자인까지 고민한다. 그래서 다이슨 연구 개발 센터는 '다이슨 RDD(Research, Design and Development) 센터'로 불린다.
경기 침체에도 R&D 투자 40% 늘려
다이슨의 연구 주제는 가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봇 공학, 고체 배터리 셀, 고속 디지털 모터 등 광범위하다. 연간 매출의 15~20%가 R&D에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혁신 기업을 넘어 현재 다이슨 기술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고, 아시아 전역에선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다이슨은 이 추세를 반영해 싱가포르에 글로벌 본사를 가동 중이다.
연구개발 거점도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 1998년 오픈한 다이슨 맘스베리 기술 캠퍼스는 총 129개의 연구·실험실이 있으며 현재 200여개의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영국 제2캠퍼스가 설립된 훌라빙턴 비행장에는 다이슨의 첨단 로봇공학 팀이 다이슨의 AI 런던 연구소 등과 협업 중이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센터는 미래 프로젝트, 소프트웨어, 음향과 유체역학에 집중한 새로운 핵심 연구소를 도입했다. 이 센터의 30% 이상 공간을 엔지니어의 연구 개발 활동에 할애했을 정도다.
이곳에서 다이슨은 미래 먹거리가 될 신기술 배터리 시설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다이슨 말레이시아 기술 개발 센터(Dyson Malaysia Development Centre)도 청소기 및 헬스·뷰티 분야 기술의 본산이다.
다이슨은 1993년 설립 이후부터 미래 기술의 초기 단계 연구, 설계 및 개발을 수용하는 윌셔(Wiltshire) 사무실과 실험실에 10억파운드(1조7054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워낙 큰 기업이다보니 전기차처럼 중도에 중단되는 프로젝트도 없을 순 없다. 하지만 다이슨의 R&D에 대한 집착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 다이슨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71억파운드(12조7000억원)이었지만, R&D 투자는 같은 기간 40% 이상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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