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크루즈 기능 믿고 달리다가 ‘쾅’...올해에만 9명 숨졌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여름 휴가철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크루즈 기능’이라 불리는 적응형 순항 제어 기능(ACC)에 대한 운전자들의 과도한 의존이 새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

29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름 휴가철(7~8월) 고속도로 교통사고 건수는 2019년 769건, 2020년 632건, 2021년 864건, 2022년 856건, 2023년 896건으로 총 4017건이었다.

해당 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2019년 36명과 1756명, 2020년 46명과 1417명, 2021년 27명과 1794명, 2022년 33명과 1847명, 2023년 28명과 203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ACC 관련 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ACC는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운전 보조 기능을 말한다.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 시 편의성으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ACC를 이용하거나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는 총 19건이었으며, 이로 인해 17명이 사망했다. 이 중 8건은 올해에 발생해 9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로교통공단은 운전자가 ACC에만 의존한 채 전방 상황에 집중하지 않으면 돌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CC 관련 사고의 주요 원인은 ACC가 기상 상황이나 도로 조건에 따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운전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ACC가 건조한 노면과 평지, 일반적인 중량을 기준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비나 눈, 안개와 같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카메라와 센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젖은 노면에서는 제동 거리가 늘어나 앞차와의 거리 유지가 어려울 수 있고, 탑승자가 많아 차량 무게가 늘어난 경우나 내리막길, 굽잇길에서도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전방 차량의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정차한 경우 또는 공사 중이거나 사고 처리 현장에서도 전방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추돌할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ACC는 운전자를 보조해 주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은 아닌 만큼 운전자가 항상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하며 돌발 상황에 대응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