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GM '혈당 오측정' 리콜에 실적 악화…韓 아이센스 기회 될까

홍효진 기자 2024. 7.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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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GM(연속혈당측정기) 시장 규모. /사진=김다나 디자인기자


빅파마(대형 제약사) 로슈의 참전으로 글로벌 CGM(연속혈당측정기) 시장 외형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 주자인 미국 애보트와 덱스콤에서 제품 리콜(회수)과 실적 악화 등 악재가 발생하면서 아이센스 등 국내 CGM 기업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미국 애보트에 따르면 애보트는 지난 5월 초까지 미국 내 판매된 자사 CGM '프리스타일 리브레3'(이하 리브레3)의 일부 제품 관련 자발적인 리콜 조치를 시작했다. 리브레3는 센서와 리더기, 앱(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의료기기로 'T60001948' 'T60001966' 'T60001969'의 특정 로트번호를 보유한 일부 제품 센서에서 고혈당 수치를 오측정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만 미국 내 사용자 중 영향을 받은 규모는 1%에 불과할 것이라고 애보트는 전했다.

현재 애보트는 50% 이상 시장을 독식 중이다. 회사 대표 모델 '프리스타일 리브레'는 최소 침습 방식을 활용한 CGM이다. 특히 리브레3는 한번 부착으로 14일간 혈당 측정·모니터링이 가능한데다, 세계에서 가장 작고 얇은 혈당 센서 사용으로 이물감을 최소화한 게 강점이었다. 임상 결과에서도 CGM 정확도 측정 지표 MARD가 8% 이내(수치가 낮을수록 정확)를 기록, '마의 10%' 벽을 허물었다. 리콜 조치 관련 제러드 와트킨 애보트 당뇨병 치료사업 부문 부사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유통업체와 (관련 문제를) 적극적으로 협력 중"이라며 "영향을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가능한 한 빨리 무료로 교체품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점유율 30%가 넘는 덱스콤의 경우 실적 감소를 면치 못했다. 회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42억~43억5000만달러(약 5조8000억~6조원)보다 낮은 40억~40억5000만달러(약 5조5000억~5조6000억원)로 하향조정했다. 추가 영업 인력 채용이 없는 상황에서 신규 환자 유입 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올 초 웨어러블 혈당측정기 '스텔로' 출시로 기존 CGM 'G7'의 환급 규모가 확대돼 수익성이 악화했다.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 활용 증가로 2형 당뇨병 환자가 감소하면서 CGM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해석도 나왔지만 JP모건은 이와는 관련 없는 내부 문제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CGM 시장은 2023년 46억달러(약 6조3600억원)에서 2030년 75억달러(약 10조4000억원)로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시장을 선도 중인 곳은 애보트와 덱스콤, 메드트로닉 등으로 모두 미국 업체다. 빅파마 로슈가 최근 자체 CGM 관련 유럽 CE(통합규격) 인증을 획득하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내 아이센스의 경우 회사 매출 비중 85%인 자가혈당측정기(BGM)를 중심으로 성장, 지난해 9월 CGM 모델 '케어센스 에어'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아이센스는 저렴한 가격을 필두로 경쟁우위 전략을 펴고 있다. 5년 내 목표 글로벌 점유율은 2%, 목표 달성 시 예상 CGM 매출은 연간 약 3000억원이다. 케어센스 에어는 지난 5월 헝가리에 출시, 이달 1일 보험 등재를 완료했다. 독일·칠레·영국·네덜란드 등에도 순차 출시 및 보험 등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용기간을 기존 15일에서 18일로 늘리고 센서 크기는 기존 대비 70% 수준으로 줄인 '케어센스 에어2' 제품도 국내 임상 중이다. 내년 미국 임상에 진입한 뒤 2026년 국내, 2027년 유럽 및 미국 시장 출시가 목표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센스는 후발주자임에도 경쟁사 수준 이상의 정확·정밀도와 최대 40%까지 저렴한 가격(한 달 사용 기준)에 제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내년 1분기 선택적 보정 기능 추가로 성능을 강화해 시장 침투가 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GM이 BGM을 대체하며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주요 기업도 정확도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못한 상황"이라며 "경쟁우위를 가져가려면 측정 정확도를 끌어올려 성능을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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