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시장이 달라졌다”…다시 뜨는 ‘선당후곰’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을 맞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요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당첨 후 취소 사례도 빈번하게 나왔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반기 청약을 재개한 주요 단지 경쟁률이 최고치로 치솟고, 기존 미분양 단지 완판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분양 시장 '선당후곰(선 당첨 후 고민)' 기조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관심을 모은 단지들은 후분양 단지여서 잔금 마련까지 기간이 짧은 데다 취소 시 재당첨 제한 등을 받을 수 있어, 청약에 주의가 필요하다.
전국민 '로또 청약'에 초유의 '마감 연장'까지
부동산 시장에서는 29일을 '청약 슈퍼 데이'로 여겼다. 하반기 분양 시장 최대어로 꼽힌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특별공급,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서울 양천구 신정동 '호반써밋 목동'의 청약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서다. 세 단지 모두 주변 시세를 고려할 때 수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예상돼 치열한 경쟁률을 보일 전망이다.
관련 홈페이지는 이미 마비됐다. 오후 3시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접속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개 접속 폭주가 이뤄지더라도 오전 중으로 정비가 이뤄졌지만, 정오를 넘어 장시간 사이트가 마비된 건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이날 청약에 100만 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이날 청약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5시30분에서 오후 11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분양시장 분위기 전환은 예고됐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달 들어 밀렸던 분양이 본격 재개됐기 때문이다. 이날 진행된 3개 단지 이외에도, 이달 경기 과천시 문원동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 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등 인기 단지의 청약도 진행됐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수도권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도 지난달 8.02대 1에서 이달 95.75 대 1로 훌쩍 뛰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서울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여 장기간 미분양 상태로 있던 단지들은 하반기 들어 완판으로 돌아섰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강동구 둔촌동 '더샵 둔촌포레',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 등이 대표적이다.
지수 면에서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6월 서울 아파트 값은 전달 대비 0.56% 상승해, 2021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올해 1~2월 2000건대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월부터 서서히 증가해 5월 5006건을 기록했고, 아직 집계 중인 6월 수치는 7000건을 확실히 넘어섰다.
'누구나' 청약할 수 있지만 '아무나' 넣어선 안 되는 이유
이에 주변 시세 대비 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단지의 청약 인기는 덩달아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의 경우 취소 시 재당첨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잔금 마련 계획 등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가령 '래미안 원펜타스'는 후분양 단지로 잔금 납부 일정이 짧다. 내달 7일 당첨자 발표 후 계약금 20%를 내고 입주 지정기간인 10월 말까지 잔금 80%를 내야 한다. 실거주 의무 유예 3년을 적용받아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 일부를 낼 수 있지만, 세입자를 서둘러 구해야하는 데다 3년 계약이라는 특약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주변 전세 시세 대비 제값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또 서초구는 투기과열지역으로, 한 번 당첨되면 취소했을지라도 향후 10년간 재당첨 제한을 받는다. 아울러 특별공급은 생애 한 번만 당첨될 수 있어, 이날 진행하는 래미안 원펜타스' 특별공급 청약에 지원해 당첨됐다면 다른 단지의 특별공급 지원은 불가능하다.
단 같은 날 진행되는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1가구 청약의 경우 별다른 제한 사항이 없다.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가능하며, 비규제지역이라 재당첨 제한이나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 등도 적용받지 않는다. 이튿날 진행되는 '호반써밋 목동' 계약취소 물량 일반공급 1가구 청약은 서울시 거주 무주택 세대주만 가능하며, 거주 의무나 재당첨 제한은 없지만 전매 제한 1년을 받는다. 다만 분양된 지 1년이 지난 단지라, 사실상 전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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