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아침창' 닫고 '6시 저녁바람' 맞았다 "다시 라디오 시대 올 때까지"[종합]

장진리 기자 2024. 7. 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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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완. 제공| SB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가수 김창완이 '아침창'을 닫고 '6시 저녁바람'을 불러왔다.

김창완은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SBS 라디오 러브 FM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이하 6시 저녁바람)' 간담회에서 "다시 라디오의 시대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창완은 SBS 라디오 파워 FM의 간판 프로그램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이하 아침창)'를 23년 만에 하차했고, 러브 FM으로 자리를 옮겨 '6시 저녁바람'로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는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청취자들을 위한 저녁 음악 프로그램이다. 청취자들의 저녁이 조금 더 이롭기를, 수월하기를, 평안하기를 바라는 김창완이 음악과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파워 FM에서 러브 FM으로 자리를 옮겨 23년 만에 저녁 시간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을 맡게 된 김창완은 "제가 왜 왔는지 모르겠다. 같은 건물에 다 있고 그냥 부스만 따로 있다. 뭐 맨날 아침에 오던 데 오고 그런 거라 저는 실감이 잘 안 난다"라고 했다.

연출하는 정한성 PD는 "선생님은 왜 오신지 모르신다고 했는데 저희가 그게 큰 그림이다. 편성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변화를 주고 있다.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는 의미에서 저녁시간에 모시고 변화를 줬다"라고 했다.

이어 "6시가 경쟁이 심한 시간대인데 선생님은 파워FM에서 검증되고 많은 사랑을 받으신 분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문자가 몇천 개 오는 걸 저희가 그 시간대에서 본 적이 없다. 그 정도로 폭발력을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까 했고, 모두가 좋아하고 반응을 이끌어내는 사람이 오면 어떨까 해서 오시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창완은 "아직 제가 몸만 저녁으로 왔다. 저녁이 어떤 시간인지 전혀 모르겠다. 한 일주일 지나면 저도 대강 감이 잡히지 않을까 했는데 오프닝도 못 쓰겠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정 PD가 '오프닝 안 주세요' 하고 문자를 줬다. 오늘 기자간담회 끝나고, 그거 지나고 나서 쓰겠다고 그랬다. 아직은 오프닝도 제대로 못 쓴다. 지켜봐달라. 오프닝 쓰기가 그렇게 고되다"라고 했다.

지난 3월 '아침창'에서 하차한 그는 '6시 저녁바람'이 첫 방송하기까지 약 4개월의 DJ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김창완은 "제가 이렇게 불안한 사람인지 몰랐다. 애들이 분리불안 이런 거 있다고 하는데 어른이 돼도 있더라. '아침창' 들으시던 청취자분들도 김창완이 하차한다고 하니까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 저는 늘상 나오는 소리겠지 했는데 정작 제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그야말로 이런 게 분리불안 증세인가, 나는 누구와 떨어져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그 사이에 상당히 바빴다. 몇십년 만에 타 방송사 출연 요청에도 응하고 새로운 프로그램도 제작도 해보고 공연도 많았다. 여러 가지 하면 잊히지 않을까, 스스로 불안 증세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했는데 쉽사리 치유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바쁜 와중에도 더 생각났다"라며 "지난주 돌아와서 한주 지나니까 오히려 정신이 들어오는 것 같다. 시간의 적응이나 애청자 분들과 밀착 관계는 형성되지 않았지만 일단 엄마가 집에 왔다는 느낌은 든다"라고 밝혔다.

▲ 김창완. 제공| SBS

정한성 PD는 '6시 저녁바람'을 시작하며 남녀노소 모든 세대에게 통하는 'DJ' 김창완의 힘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김창완이) 숨만 쉬어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첫날부터 문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들락날락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프로그램이다. 게스트가 아무도 없었는데도 문자가 수천 건이 오더라"라고 놀라워했다.

김창완은 '아침창'에 맞춰 살았던 인생을 '6시 저녁바람'에 맞춰 탈바꿈 시키고 있다. 그는 "자전거를 상당히 덜 타고 있다. 아침을 열어주는 게 자전거라는 루틴이었는데 그건 해야지 했는데 웬걸. 아침잠이 늘었다. 루틴이 깨져서 적응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개월 동안 느낀 게 있는데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황혼을 보면서 17년간 수행하신 스웨덴 스님의 책을 읽었다. 거의 끝 무렵에 스웨덴에 돌아와 명상 교실을 열었던 것 같다. 책 끝부분에 아버님이 스위스로 가 안락사하는 장면이 묘사돼 있고, 마지막 에필로그가 2022년 1월 17일로 돼 있다. 세상을 떠난 날을 자기가 적어놓고 떠난 거다. 뭔가 앙금이 남아서 출판사에 문자를 넣었는데 에필로그가 영 사족처럼 보인다고 거부감이 생긴다고 했더니 본인도 안락사를 요청을 했다고 하더라"라고 책 내용을 설명했다.

김창완은 "그런 거를 보고 나니, 그런 글을 모두 읽고 지는 노을을 보니 '나는 안락사를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노을은 지는 해에 대한 긴긴 애도라고 되뇌었다. 하루하루를 그런 눈으로 보니까 아침에는 뭔가 시작해야 하고 저녁은 뭔가 담아둬야 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아침은 지난 간밤에 대한 마무리고, 저녁은 새로 하루를 여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새로운 깨달음을 밝혔다.

이어 "저녁을 하루의 시작이라는 건 이스라엘의 풍습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오전도 시작이고, 오후도 시작이고, 오늘도 시작이고, 내일도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게 제 시간관이고 프로그램을 대하는 하루관"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창완은 "새로 라디오의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앞장서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김창완. 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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