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배지환을 마이너에 썩혔다니…경쟁력 증명하며 ML 생존, 경쟁자 연이어 이탈했다
[OSEN=이상학 기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25)이 빠른 발로 도루에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메이저리그에 생존할 분위기다.
배지환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연장 10회초 번트 안타로 출루한 뒤 상대 폭투로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장점인 빠른 발을 살렸다. 시즌 타율도 1할8푼5리에서 2할(30타수 6안타)로 끌어올렸다.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애리조나 우완 선발 일버 디아즈를 만난 배지환은 초구 공략에 나섰다. 시속 95.7마일(154.0km) 포심 패스트볼을 쳤지만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디아즈에게 볼넷을 얻어냈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4연속 볼을 골라내 1루에 나간 배지환은 다음 타자 야스마니 그랜달 타석에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시즌 3호 도루.
그러나 그랜달이 좌익수 뜬공, 앤드류 맥커친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배지환은 잔루로 남아야 했다.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좌완 A.J. 퍽에게 3구 삼진을 당했다. 3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속아 배트가 헛돌았다.
2-2 동점 상황에서 연장으로 넘어간 승부에서 배지환이 결승점 발판을 마련했다. 10회초 무사 2루 승부치기. 선두타자로 나온 배지환은 전날(28일) 경기에서 삼진을 당했던 우완 저스틴 마르티네스와 재대결했다. 초구 번트가 파울이 된 배지환은 2~3구 연속 볼을 골라내며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이어 4구째 시속 98.3마일(158.2km) 싱커에 기습 번트를 댔다. 투수 마르티네스가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이 배지환이 1루에 들어갔다. 번트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연결한 것이다.
그랜달의 볼넷으로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피츠버그는 맥커친이 유격수 땅볼을 치는 바람에 3루 주자가 홈엑서 아웃됐다. 하지만 이어진 1사 만루 오닐 크루즈 타석에서 마르티네스의 폭투가 나왔고, 배지환이 빠르게 홈을 파고들면서 득점을 올렸다. 3-2 리드를 가져온 이날 경기 결승점.
크루즈의 자동 고의4구로 다시 이어진 만루에서 알리카 윌리엄스가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점수를 냈다. 키브라이언 헤이스의 2타점 좌전 적시타까지 나온 피츠버그가 10회말 3점을 내줬지만 6-5로 승리했다. 53승52패(승률 .505)로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3위.
배지환은 장례 휴가를 떠난 중심타자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자리를 비우면서 지난 27일 콜업됐다. 레이놀즈가 복귀하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으로 보였다. 55일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던 28일 경기는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지만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이날 멀티 출루에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경쟁력을 보였다. 여기에 포지션이 겹치는 경쟁자들이 연이어 이탈하면서 배지환에게 유리한 상화이 됐다.
2루수 닉 곤잘레스는 지난 28일 경기에서 6회 3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뛰다 왼쪽 사타구니 통증으로 빠졌고, 29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MLB.com’에 따르면 벤 체링턴 피츠버그 단장은 “며칠이 아니라 몇 주 걸릴 것이다”고 곤잘레스의 상태를 밝힌 뒤 빈자리를 대체할 2루수로 배지환의 이름을 언급했다.
또한 외야수 잭 스윈스키도 29일 경기 후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로 강등됐다. 지난해 26홈런을 터뜨리며 중심타자로 떠오른 스윈스키는 올해 88경기 타율 1할8푼2리(247타수 45안타) 9홈런 26타점 OPS .588로 부진하다. 스윈스키가 빠진 외야에 레이놀즈가 복귀할 것으로 보여 배지환은 자연스럽게 빅리그 생존할 분위기다. 내외야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라 2루수 곤잘레스와 외야수 스윈스키의 빈자리를 넘나들며 기회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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