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탓만 하기에는…파리 올림픽 개막식, 0%대 시청률 '속사정'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본 에펠탑의 오륜기 조형물에 조명이 밝혀져 있는 모습. /2024.07.27. /파리=뉴시스, 공동취재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SBS)의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중계 시청률이 앞선 대회들과 비교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축구와 여자 배구 등 인기 종목의 본선 진출 실패로, 이번 올림픽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시청률 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2~6시에 방송된 파리 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시청률은 KBS1 1.4%, MBC 1.0%, SBS 0.6% 등이었다.

이는 지상파 방송3사 합계 시청률 17.2%를 기록한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 생중계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당시 개막전 시청률은 KBS1 8.4%, MBC 4.0%, SBS 4.8% 등에 달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시차 때문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한국과 프랑스의 시차는 7시간인데, 비슷한 시차(8시간)였던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의 시청률 합계는 약 14%에 달했다. 프랑스보다 시차가 더 큰 브라질(12시간)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 때도 시청률 합계는 20%가량이었다.

방송계는 저조한 시청률 이유를 '국내 인기 스포츠들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여파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단체 구기 종목의 인기가 많은데, 이번 올림픽에 진출한 한국의 구기 종목은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다.

남자 핸드볼을 비롯해 축구, 배구, 농구, 수구, 하키, 럭비 등 단체 구기 종목의 남녀 한국 대표팀은 모두 파리행이 좌절됐다. 프로 리그가 있어 고정 팬이 많은 종목이 이탈하자 자연스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 파리 올림픽에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한국 선수단은 임원과 선수를 모두 합쳐 206명(21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순위 15위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