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초연, EMK 작품이라기엔 아쉬운 완성도[SS리뷰]

김효원 2024. 7. 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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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초연이 최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베일을 벗었다.

일본 유명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77)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여성으로 태어나 남성으로 살아가야 했던 오스칼과 그를 곁에서 지켜주는 앙드레의 애절한 사랑이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초연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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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초연이 최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베일을 벗었다.

일본 유명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77)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여성으로 태어나 남성으로 살아가야 했던 오스칼과 그를 곁에서 지켜주는 앙드레의 애절한 사랑이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수많은 팬을 보유한 만화 원작이 뮤지컬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기대가 집중됐다. 히트작 메이커 EMK뮤지컬컴퍼니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 이성준 작곡가가 의기투합했으니 대작의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했다.

베일을 벗은 ‘베르사유의 장미’는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도 컸다. 정확히는 대작을 기대했는데 소품에 그쳤다고 할까.

‘베르사유의 장미’는 서사가 매끄럽지 않고 개연성 부족, 임팩트 없는 넘버, 음향 문제 등까지 더해져 초연임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전반적으로 거친 완성도를 드러냈다.

각 장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관객들은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 만화 원작을 본 사람들은 대략 내용을 유추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들은 설명이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사건들이 급작스럽게 발생하거나 캐릭터 간의 관계와 감정 변화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극의 개연성을 방해한다.

원작만화에서 매우 중요한 캐릭터인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이 대사 하나 없이 나왔다 사라지는 것도 허무함을 안긴다. 이런 서사적 결핍은 극의 긴장감을 평평하고 단조롭게 만드는데 일조한다.

음악 면에서도 실망스러움이 컸다. 고음을 테스트하는 넘버가 자주 등장했는데 기대만큼 임팩트를 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클라이맥스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뇌리에 남는 넘버가 드물다. 뮤지컬의 미덕이 넘버에 있다고 생각할 때 아쉬운 점이다.

연출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마찬가지다. 무대 전환이 매끄럽지 못하고, 일부 장면에서 연출이 어색해 극의 흐름을 방해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프랑스 혁명을 주제로 한 뮤지컬들은 이미 여러 차례 제작되어 왔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과 같은 대작은 물론, ‘1789: 바스티유의 연인들’,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프랑스 혁명을 토대로 했다. 때문에 수많은 작품을 보았지만 또다시 프랑스혁명을 봐야하는 이유를 차곡차곡 납득시켜야 한다. 지금 왜 또 프랑스혁명인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열연은 박수받을만하다. 옥주현은 발음이 또렷하지 않아 가사가 잘 들리지 않았던 일부 장면을 제외하면 오스칼이라는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고은성은 오스칼을 곁을 지키는 하인 앙드레 그랑디에 역을 열연해 ‘고음성악가’라는 별명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마담 드 폴리냑 역의 리사도 강렬한 노래와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초연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다음 시즌에서는 전개, 음악, 연출 등의 문제들이 보완되어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공연은 오는 10월 1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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