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데뷔 20년' 리처드 용재 오닐 "음악은 그 누구도 가져보지 못한 친구"

김소연 2024. 7. 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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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처음 한국에 데려다준 세종솔로이스츠에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6)은 스승인 강효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가 창단한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 단원으로 2001년 한국을 처음 찾았다.

용재 오닐은 "음악은 그 누구도 가져보지 못한 친구"라는 말로 이 모든 과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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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인터뷰]
8월 27일 세종솔로이스츠 '힉엣눙크' 축제 협연
테오파니디스 비올라 협주곡 아시아 초연...
용재 오닐에게 2021년 그래미 안긴 곡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세종솔로이스츠 제공

"저를 처음 한국에 데려다준 세종솔로이스츠에 정말 감사합니다."

음악가들은 음악을 매개로 뜻밖의 인연을 맺곤 한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6)은 스승인 강효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가 창단한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 단원으로 2001년 한국을 처음 찾았다. 이후 2004년 호암아트홀 데뷔 독주회를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런 그에게 다음 달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은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6년간 단원으로 활동한 세종솔로이스츠가 주최하는 제7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여섯 번째 공연인 '세종솔로이스츠와 퓨어 리리시즘'에 협연자로 나선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세종솔로이스츠에 돌아오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종솔로이스츠 입단으로 용재 오닐의 삶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한국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미국인 조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인생 여정이 TV 다큐멘터리로 방영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용기와 재능이라는 의미의 '용재(勇才)'라는 한국 이름도 강 교수가 지어 줬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지도해 오케스트라 공연을 완성하는 '안녕?!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용재 오닐은 "음악은 그 누구도 가져보지 못한 친구"라는 말로 이 모든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행복한 시간에도 음악이라는 친구는 내 옆에 있었다"며 "다음 세대가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더 많이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용재 오닐은 이번 무대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 협주곡을 연주한다. 그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던 테오파니디스가 이 곡 1악장을 작곡할 때 9·11 테러가 발생했고 당시 한 달 전부터 맨해튼에 거주 중이던 나 역시 참담한 경험을 했다”며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표현한 듯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내 목소리 내고자 사람 목소리 닮은 비올라 선택"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세종솔로이스츠 제공

용재 오닐은 많은 비올리스트들처럼 바이올린으로 시작해 비올라로 전향했다. 그는 "악기를 통해 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비올라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사람 목소리랑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용재 오닐은 "비올리스트는 남을 돋보이게 돕고 스스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도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했지만 연주 경력이 20년 넘게 쌓이면서 그에게 비치는 스포트라이트도 밝아졌다. 2020년 세계 최정상 현악사중주단인 타카치 콰르텟에 합류했고, 2021년에는 이번에 연주할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 협주곡이 담긴 음반으로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그래미상 클래식 기악 독주상을 받았다.

올해로 솔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용재 오닐은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에서의 공연도 활발히 이어갈 계획이다. 12월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장유진, 첼리스트 문태국,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과 실내악 공연을 하고 내년에는 솔로 리사이틀을 연다.

세종솔로이스츠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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