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밸류업에 주가 뜨겁다”...이 종목 신고가 행진

홍성용 기자(hsygd@mk.co.kr),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4. 7. 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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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지주 2분기 역대급 실적에
파격적 밸류업 정책까지 발표
신한지주·우리 52주 신고가
금리인하땐 추가상승 여력도
통 큰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자 주가가 화답했다.

금융주들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과 함께 구체적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세우면서 4대 금융주 모두가 동반 상승했다.

상반기 정부의 밸류업 정책 예고에 따라 주가를 끌어올려 온 이들은 실적 발표와 함께 한층 진일보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주주환원=주가상승’이라는 공식을 안착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주 가운데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신한지주는 이날 장초반 10.69%까지 급등했다가 일부 상승분을 마감해 4.66% 상승으로 마감했다. 신한지주의 이날 상승은 지난 26일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두고,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리포트를 쏟아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신한지주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현금배당액·자사주매입액/당기순이익)을 50%까지 높이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대략 3조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는 등 방식을 통해서다. 올해 4분기 매인 규모는 250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회계연도 기준으로 하반기에만 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환호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이날 발표한 실적 분석 보고서에서 ‘밸류업의 리딩 뱅크’(미래에셋증권), ‘명확함의 끝판왕’(한국투자증권), ‘주주친화정책의 진화’(키움증권) 등 호평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당히 파격적인 자본 정책 발표로,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라며 “바야흐로 금융지주 총 환원율 50% 시대가 열렸으며 신한지주의 전향적이고 훌륭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자본의 효율적 배치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고, 이를 실현화하기 위한 체계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며 “이에 더해 구체적인 시점과 주주환원율을 상세하게 공유했다는 점에서 더할나위 없이 우수한 내용”이라고 치켜세웠다.

우리금융지주도 올해 2분기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공시했다. 우리금융도 2025년 이후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우리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11.36% 올라선 이후, 이날에도 장중 4.82% 상승했다가, 0.93% 오른 채 마감했다.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KB금융도 전 거래일 4.64% 상승 이후 이날 3.3% 상승 마감했다. KB금융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자 KB금융은 4000억 원 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을 결정했다. 올해 2월 32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한국 금융업종은 20년 사이클로 움직였다. 1980년대는 증권주였고, 2000년대는 보험주였다”며 “이제 2020년대는 은행주에 주목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9월이 유력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단행도 금융주에게는 호재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장기금리 상승 및 장단기 금리차 정상화는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금융주 주가 상승의 새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는 재무장관으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을 고려하고 있는 데다, 공약으로 의료보험과 금융 부문의 규제 완화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KB금융과 신한지주 간 시가총액 차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하기 전인 1월 말까지만 해도 1조6000억원에 불과했으나 본격적으로 ‘밸류업 랠리’가 펼쳐지면서 시총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KB금융이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에다. 올해 4월 업계 최초의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이라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추가하면서 금융주 중에 ‘탑픽(Top pick)’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양 사간 시가총액은 7월 8일엔 8조6000억원까지 벌어졌다.

특히 신한지주는 주가가 오를 때 계속 외국계 사모펀드(PEF)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블록딜이 연달아 나오면서 주가 상승을 제한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한지주가 먼저 ‘밸류업 기본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받고 있다.

밸류업 공시 1호인 KB금융이 발표한 6월 공시는 예비 공시이고 본 공시는 올해 4분기로 예정돼 있다. 밸류업 공시 이후 2거래일간 신한지주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며 KB금융과의 시총 격차를 6조원까지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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