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요정' 정의선 "제가 운이 좋았다···할 수 있는 것 다 할 것"
40년간 지원···단일종목 최장기록
鄭, 협회장 취임 후 선진화에 앞장
로봇대결 등 특별훈련 인프라 구축
선수식사부터 훈련장 등 직접 챙겨
직관때마다 우승 '승리요정' 별명도
“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다 할 생각입니다.”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현지 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자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꼭 쟁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도와드려야 될 일”이라며 양궁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냈다. 한국 양궁이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여자 단체전에서 10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한 데는 장기간에 걸친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정 회장은 이날 경기장에서 대표 선수들을 직접 응원해 ‘승리 요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가 경기를 직관할 때마다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가 따라오면서다. 부인인 정지선 씨와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관중석에 나란히 앉아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정 회장은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제가 거기에 묻어서 가고 있다”면서 “제가 운이 좋은 것”이라며 최고의 기량을 펼친 대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를 치켜세웠다.
정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 선수단이 3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선수들이 건강하게 남은 경기를 찰 치를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며 “본인들이 노력했던 게 헛되지 않도록 너무 흥분하지도, 침체되지도 않는 정신으로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정 회장은 시상식에서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자격으로 여자 양궁 10연패를 달성한 남수현(순천시청)·임시현(한국체대)·전훈영(인천시청) 선수에게 직접 기념품을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이번 성과의 뒤에는 40년간 이어져온 현대차그룹의 든든한 후원이 자리한다. 현대차그룹과 한국 양궁의 인연은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의 협회장 취임 때부터 지속돼왔다. 현대차그룹은 40년간 협회를 후원하며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협회 후원 중 최장 기록을 세웠다. 정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05년 협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5회 연속 연임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수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정 회장은 파리 현지에서의 식사부터 휴게 공간, 전용 훈련장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각각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파리 레쟁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 떨어진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팀만을 위한 전용 연습장을, 경기장에서 약 300m 거리에는 선수단 휴게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양궁 대표 선수들은 시차 적응도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이른 이달 16일에 출국한 뒤 전용 연습장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는 현지에서 조달한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한식 등을 제공했다.
파리 경기장 조건을 고려한 특별 훈련도 효과를 발휘했다. 현대차그룹은 진천선수촌에 파리 대회의 양궁 경기장인 레쟁발리드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건설했다. 이곳에서 대표팀은 경기장의 특성을 몸에 익히며 체계적인 연습을 시행했다. 파리 대회에서 예상되는 음향, 방송 환경, 소음 등을 적용한 모의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또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야외 훈련용 다중 카메라 △휴대용 활 검증 장비 등을 활용해 훈련의 효율성을 높였다.
정 회장은 한국 양궁의 선진화와 저변 확대에도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오직 실력으로만 대표 선수단을 선발하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우선하도록 강조해왔다.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 운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그 결과 양궁협회에는 지연과 학연 등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 선수를 지도하는 코칭 스태프도 공개 채용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한다.
양궁협회는 현대차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했다. 특별 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 장비와 중학교 장비의 일부를 무상 제공한다.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소년 대표(초), 청소년 대표(U16), 후보 선수(U19), 대표 상비군(U21), 국가대표에 이르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양궁의 대중화에도 앞장서왔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양궁 대회인 ‘현대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뿐 아니라 생활체육대회, 동호인대회, 메달리스트와 함께 찾아가는 양궁교실을 열고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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