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아마도 없고···지금 김도영은 ‘2022 이정후’, ‘1994 이종범’과 경쟁중

안승호 기자 2024. 7. 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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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국내파 적수 없는 강렬한 시즌
역사 속 슈퍼스타들과 시공초월 경쟁중
이종범 1994, 이정후 2022 등 견주기
WAR 등 어디까지 달릴지 관전포인트
KIA 김도영. 연합뉴스



KIA 김도영. 연합뉴스



KBO리그 2024시즌은 KIA의 선두 레이스로 진행되고 있다. KIA 김도영이 리그 전체의 ‘키워드’로도 움직이고 있다.

김도영(21)은 이번 시즌 후반기 한복판으로 향하며 각종 부문을 끌어가고 있다. 소속팀 경기수에서 2경기 모자란 9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에 136안타를 때리며 28홈런 78타점 29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OPS는 무려 1.074에 이른다. 전반적인 공격 지표에서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KT)의 추격을 받는 흐름이지만 국내 타자들 가운데는 경쟁자가 사라졌다.

오히려 KBO리그 역사 속에서도 도드라지게 강렬한 시즌을 남긴 슈퍼스타 선배들과 시공간을 초월한 경쟁을 하고 있다. 김도영은 28일 현재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 7.33을 기록하고 있다. WAR은 특정선수 가치를 100% 대변하지는 못하지만, 종합적인 활약도와 공헌도를 두루 담은 지표로 통용되고 있다.

WAR은 성적 변화에 따라 줄어들 수도 있는 지표다. 그러나 김도영은 후반기 들어 각종 부문에서 상승 곡선을 긋고 있다. 팀이 잔여 44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시즌 종착역까지의 행보에 따라 WAR을 선명히 더 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 시즌 WAR로 역사적인 수치를 찍은 선수는, 그 시절에는 WAR이라는 개념도 없이 그라운드를 휘젓던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이다. 그해 이종범은 124경기를 뛰며 타율 0.393에 196안타 19홈런 77타점 도루 84개를 기록하며 WAR로 무려 11.83을 찍었다. 그해 야수 WAR 2위는 LG 류지현으로 7.49였다.

해태 시절의 이종범. 경향신문 DB



키움 시절의 이정후. 정지윤 선임기자



이종범 이후 KBO리그에 홈런 열풍을 불어넣은 삼성 이승엽이 54홈런에 1999년 WAR 8.73을 기록하며 한동안 리그를 끌어간 뒤 최근 시즌에는 올해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이정후가 몇몇 시즌을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이정후는 키움에서 뛰던 2022년 142경기에 나서 타율 0.349에 193안타 23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는데 그해 WAR을 8.89까지 올리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도 이처럼 한 번쯤 회자되는시즌들을 하나씩 돌아보면, 김도영의 2024시즌이 KBO리그 역사 속에 어떤 위치에 설지 잔여 시즌 관전포인트와도 직결된다.

1994시즌의 이종범은 유격수였고, 2022시즌의 이정후는 외야수였다. 올해의 김도영은 3루수다. 포지션 차이를 차치하고 공격력만을 들여다볼 수 있는 wRC+(조정 득점 창출력)으로 전설의 선배들과 어깨 높이를 재보는 것도 또 다른 볼거리다.

김도영은 28일 현재 wRC+ 175.6을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리그 2위는 로하스로 167.4. 국내 선수 가운데는 NC 박건우가 149.6으로 김도영 다음 순위에 있다.

KIA 김도영. 정지윤 선임기자



1982년 프로야구 원년 4할타자(0.412)로 전설을 남긴 MBC 청룡 감독 겸 선수 백인천은 그해 만화 같은 wRC+ 수치인 237.9를 찍기도 했다. wRC+라면 보통 100을 평균으로 두고 160을 넘으면 최고 레벨로 평가하는데 프로야구 원년 백인천의 수치는 다시 나오기 힘든 경지다.

1990년대 이후로는 wRC+ 200을 넘기는 선수가 드물게 나왔는데, 1994년의 이종범은 wRC+로 201.9을 기록했다. 2022년 이정후가 wRC+로 남긴 숫자는 175.3. 김도영은 지금 그 사이 어딘가에서 달리고 있다. 김도영이라는 새 이름이 프로야구 관전포인트를 대폭 확장하는 시즌이 흐르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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