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견줄 글로벌 플랫폼 꿈꾼 '이커머스 1세대' 구영배

강애란 2024. 7. 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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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알리바바에 견줄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커머스 플랫폼 구축이라는 비전을 갖고 큐텐을 설립해 14년간 전심전력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이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29일 자회사 티몬과 위메프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구 대표는 그러나 티몬·위메프 사태를 시작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큐텐 지분 등 사재를 내놓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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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큐텐 설립해 아시아 공략, '위시' 인수해 북미·유럽까지
문어발식 확장에 유동성 위기 직면…큐텐 지분 내놓기로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 [큐텐제공연합자료사진] * 인물정보 업데이트 후 현직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견줄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커머스 플랫폼 구축이라는 비전을 갖고 큐텐을 설립해 14년간 전심전력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이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29일 자회사 티몬과 위메프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우리나라 1세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창업자', '성공한 사업가', 'G마켓 성공 신화'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 구 대표는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은둔의 사업가이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오픈마켓(인터넷 장터)인 G마켓을 만들어 이베이에 매각한 가장 성공적인 1세대 이커머스 창업자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인터파크에서 근무하던 2003년 사내 벤처로 '구스닥'을 모태로 한 G마켓을 창립했다. 당시 G마켓은 창립 2년 만인 2005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해 오픈 마켓 최강자로 성장하며 구 대표의 사업 역량을 입증했다.

구 대표는 이후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켰고 2009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eBay)에 매각했다. 당시 거래금액은 1조400억원으로 국내 인터넷기업의 해외 매각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후 구 대표 뒤에는 'G마켓 성공 신화'가 후광처럼 따라다녔다.

구 대표는 매각 당시 '한국에서 10년간 경영(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금지'를 약속했고 해외로 발을 돌렸다. 2010년 이베이와 싱가포르에 큐텐테크놀로지(구 지오시스)를 설립하고, 2012년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을 탄생시켰다.

큐텐은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에 진출했다. 2019년 인도의 오픈마켓 샵클루스도 인수했다.

구 대표는 겸영 금지가 풀린 2022년에 국내 시장으로 다시 눈길을 돌려 티몬에 이어 작년 3월 인터파크커머스, 4월 위메프를 잇달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펼쳤다. 지난 3월에는 AK몰도 인수했다.

구 대표가 이날 입장문에서 밝힌 것처럼 그는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견줄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꿈꿔왔다.

구 대표의 야심찬 '글로벌 구상'은 지난 2월 2천300억원에 미국 기반의 글로벌 쇼핑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면서 방점을 찍었다. 당시 북미와 유럽으로까지 뻗어나가 그의 꿈이 곧 실현될 것처럼 보였다.

정산 지연 사태 해결책은?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29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건물. 2024.7.29 pdj6635@yna.co.kr

구 대표는 또 G마켓 성공 경험을 발판으로 다시 한번 사업 성공을 통해 막대한 자본 이득도 추구해왔다.

사업 발판을 아시아에서 북미, 유럽으로까지 확장하는 동시에 큐텐의 쇼핑몰들의 물류 시스템을 담당하는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지난 2011년 설립해 운영해오면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왔다.

구 대표는 그러나 티몬·위메프 사태를 시작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큐텐 지분 등 사재를 내놓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7일 판매사 정산대금 지연 상황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20여일 만이다.

구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고객과 파트너사 등에 대한 피해 보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큐텐과 저는 여러 난관에도 봉착했고 존폐 기로의 역경도 여러 번 극복해왔다. 이번 사태로 인해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더 높이 도전할 기회를 얻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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