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쿠팡 심야배송 노동자 2명 사상…특별근로감독 촉구

민주노총 제주본부 "즉각 작업 중지 명령 내리고 특별근로감독 나서 달라"

쿠팡 심야 로켓배송이 시작된 제주에서 하루 사이 노동자 2명이 다치거나 숨졌다. 노동단체는 고용노동부에 "즉각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별근로감독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9일 제주시 애월읍 쿠팡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열악한 노동조건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앞서 지난 18일 오전 1시 40분쯤 쿠팡 심야 배송 노동자 A씨가 한 전봇대를 들이받고 멈춰선 트럭 안에서 뇌출혈로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5시간 뒤인 이날 오전 7시쯤에는 제주시 애월읍 쿠팡물류센터에서 분류 작업을 하던 또 다른 노동자 B씨가 물을 마시다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제주에서 쿠팡 심야 로켓배송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 단체는 "현재 물류센터 온도가 35도에 육박해 노동자들은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런데도 에어컨이 설치된 센터는 일부에 불과하고 애월센터 역시 에어컨이 없다"고 밝혔다.

"사망자가 발생한 날 애월센터는 섭씨 34도에 육박했다. 센터 내 온도는 더 높았을 것이다. 사망사고 역시 폭염과 감당할 수 없는 노동 강도로 인한 중대재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거듭된 사고에도 쿠팡은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노동환경 개선에도 손을 놓고 있다. 되레 주52시간 넘지 않았다거나 간접고용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노동자의 죽음과 사고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작업현장을 공개하고 사고의 진상을 밝혀 달라.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노동환경 개선과 심야 로켓배송을 중단하라"고 했다.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비례대표)도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와 제주지부 요청에 따라 고용노동부에 잇따른 사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계획과 이행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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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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