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대전 3대하천 범람하자 준설 논란 재점화 “준설로 물그릇 키워야” vs “하천 횡단구조물 제거”
기후변화로 시간당 기록적인 폭우로 하천 범람 피해가 잇따르면서 하천 바닥을 긁어내는 준설(퇴적토 정비)을 두고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대전 3대 하천의 대대적 준설은 2011년 4대강 정비 이후 13년만이다. 대전시는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가 폭우로 침수된 2020년에 유등천·대전천 일부, 이듬해 정림동 인근 갑천 일부를 준설했다.
대전지역은 지난 9일부터 10일 새벽 사이 최대 144㎜에 이르는 마구 쏟아진 비로 유등천에 세워진 왕복 8차선 교량인 유등교 일부가 내려앉았다. 서구 용촌동 정뱅이마을은 하천 제방이 터지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돼 주민들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대전지역 환경단체는 대전시가 하천준설이 목적으로 내세우는 홍수 예방 효과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중 대전충남녹색연합 국장은 “올 여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은량의 비가 내렸고 사전에 하천 준설이 이뤄졌음에도 이같은 피해가 발생한 것은 준설이 갖는 재해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환경단체가 기상청 수문기상가뭄정보시스템으로 확인한 강수현황을 보면 지난해의 경우 대전에는 6월16일부터 7월15일까지 한 달간 745.4㎜의 비가 내렸고, 총 강수일은 18일이었다. 이에 반해 올해는 같은 기간 총 14일 동안 447.2㎜의 누적강수량이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하천에 설치된 보와 징검다리 등 횡단구조물이 물길을 막아 하천범람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준설보다는 보, 돌 징검다리 등 횡단구조물이 오히려 물의 흐름을 막고 있어 이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철거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전시는 단순히 대전 전지역에 내린 비의 양으로 준설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확정지을 순 없다고 반박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대전에 내린 강수량은 지난해보다 올해 적지만 비 피해가 큰 하천 상류는 올해가 지난해에 비해 초당 내린 비가 2배 가까이 많았다”며 “물의 흐름을 원활히하기 위해서 준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금강호수통제소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갑천 상류인 가수원 기점 유량은 작년엔 1327t/s였으나 올핸 2315t/s의 비가 내렸다. 유등천 복수교도 지난해엔 809t/s이었으나 올해는 1176t/s이었으며 갑천 하류인 원촌교도 지난해엔 2727t/s, 올해는 3127t/s이었다.
전문가들은 하천 준설이 홍수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서동일 충남대 교수(환경공학과)는 “준설 사업을 무조건 강바닥을 파내는, 천편일률적인 정비에서 벗어나 하천 상태, 수생태계 등을 면밀히 조사해 맞춤형 준설을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하천에 바닥이 깊어지면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고, 비가 안올 때는 도시가 머금을 수 있는 물의 양이 적어져 환경에 안좋은 건 사실로, 준설보다는 하천구조물을 철거하는 게 홍수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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