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혼소’ 도입비용 3조원···“없어질 석탄발전에 과투자”

이홍근 기자 2024. 7. 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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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태안화력발전소. 정지윤 기자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라 2030년부터 암모니아 혼소 발전을 본격화하면 총 3조971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적고 미세먼지 발생량이 많아 환경에 해로운 데다, 경제성까지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솔루션이 29일 한국서부발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태안화력 9, 10호기의 암모니아 혼소 설비 비용은 58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는 매년 3272억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혼소 적용 시점인 2030년부터 설계수명인 2047년까지 드는 총비용은 3조97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혼소 도입으로 절감되는 석탄 연료비는 6791억원에 불과했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의 양을 줄이고, 암모니아를 섞어 함께 태우는 방식의 발전을 말한다. 석탄만 태우는 방식보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지만, 다 타지 않은 암모니아가 대기 중에 유출되면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11차 전기본에서 암모니아 혼소를 ‘무탄소에너지’로 정의하고 2038년까지 수소 혼소와 합쳐 발전량을 38.5TWh(테라와트시·전력의 단위)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 ‘무탄소 발전’이라더니···미세먼지 늘려 국민 건강 위협하는 ‘암모니아 혼소’
     https://www.khan.co.kr/environment/climate/article/202405141641021

기후솔루션은 “(암모니아 혼소 도입에 드는 돈은) 충남 전체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비용을 훨씬 상회한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3월 이 단체가 발간한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탈석탄 및 자산 정리 방안’에 따르면 충남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를 2030년 조기 폐쇄할 시 1조782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암모니아 혼소 방식으로 생산된 전기를 기업이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RE100 참여기업의 인증을 담당하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한국위원회의 김태한 수석연구원은 지난 11일 산업부가 주최한 정책 설명회에서 “‘2024년 RE100 기술기준’ 개정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가 혼소 발전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고 했다. 이에 따라 RE100 기술기준에 혼소 발전이 제외되면 기업으로선 혼소 발전량을 구매할 이유가 사라진다.

기후솔루션 정석환 연구원은 “발전사들도 이미 암모니아 혼소의 실효성이 부족하고 지역 수용성 미확보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암모니아 혼소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석탄발전 조기 폐쇄와 재생에너지 확대 지원에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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