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뗀 구영배…티메프 미정산액은 `눈덩이`, 1조 넘을 수도

5월까지 2100억 수준
6~7월분 더하면 1조 이상 전망

구영배 큐텐 대표. <큐텐 제공>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금 규모가 6~7월 정산 지연금액까지 고려하면 최대 1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태수습에 본격적으로 나선 구영배 큐텐 대표도 판매자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에서 현재 판매자 미정산 금액을 약 2100억원으로 추산하면서도, 향후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거래분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영배 큐텐 대표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티몬·위메프 고객 피해 규모는 여행 상품을 중심으로 500억원 내외로 추산한다"면서도 "판매자 피해 규모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지만 양사가 파트너사들과의 기존 정산 지원 시스템을 신속히 복원하지 못하면 판매자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당국이 추산한 미정산 금액 2100억원은 지난 5월까지 정산되지 않은 금액에 불과하다.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들에 대한 정산 주기가 2개월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6~7월 판매분도 추후 순차적으로 미정산 금액에 포함될 수 있다.

위메프는 상품이 판매된 달 말일을 기준으로 두 달 후 7일에 판매자들에게 100% 정산해주고, 티몬의 경우 거래가 이뤄진 달의 말일로부터 40일 이내에 판매금을 정산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2000억원 수준에서 6~7월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를 더하면 1조원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티몬·위메프가 지난달까지는 표면적으로 정상 운영돼 판매대금이 들어와 5월 정산 대금은 일부 판매자에게 지급했으나, 자금 문제가 드러난 이달부터는 판매자들이 이탈하며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회사로 들어올 자금(판매대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데이터분석업체는 지난 6월 기준 위메프와 티몬 결제액을 각각 3082억원과 8398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 6월 한 달간 두 회사 결제액을 합하면 1조148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거래액은 이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대폭 할인해 판매한 상품권 거래액을 제외한 월 거래액은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다만, 상품권 대금은 일주일 이내에 정산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상품권 거래액 중 상당 부분은 이미 정산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하면 티몬과 위메프의 6월 미정산 금액은 5000억~6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고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 산하 기업들의 영업이 정상화하지 않으면 이달 판매대금도 정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싱가포르에 있는 모회사인 큐텐과 미국의 위시 등의 계열사까지 합하면 판매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판매대금은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