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취소 거부 결제대행업체, 위법 지적에 ‘백기’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 피해자들의 환불 요청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관련 카드결제 취소를 막아 현행법 위반 지적을 받았던 결제대행업체(피지사)들이 고객으로부터 직접 카드결제 취소 요청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9일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된 피지사 11곳 중 8곳이 고객에게 직접 카드결제 취소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피지사 3곳도 관련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금감원이 이날 밝힌 티몬·위메프 환불 처리 현황을 보면, 현재 피지사 8곳(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나이스(NICE)페이먼츠, 다날, 토스페이먼츠, 엔에이치엔케이시피(NHNKCP), 엔에이치엔(NHN)페이코, 스마트로)의 누리집을 통해 고객이 직접 카드결제 취소 요청을 할 수 있다. 금감원은 “나머지 피지사 3곳(케이지(KG)이니시스, 한국정보통신, 헥토파이낸셜)도 이른 시일 내에 카드결제 직접 취소를 받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 소비자의 카드결제 취소 과정. 금융감독원 제공

카드결제를 취소하려면 피지사나 카드사를 통하면 된다. 카드사를 통해 결제취소를 접수하면, 카드사는 피지사에 결제 취소 사유 등 사실 확인을 요청한다. 피지사는 티몬·위메프에 결제취소 대상 여부(물품 미배송)를 확인한 다음 카드사를 통해 고객에게 취소대금을 지급하게 된다. 고객이 카드사가 아닌, 피지사를 통해 직접 카드결제 취소를 접수한다면 카드사가 피지사에 결제 취소 사유를 요청하는 단계를 건너뛸 수 있다.

다만 고객이 피지사에 직접 카드결제 취소를 접수해도 실제 취소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상원 금감원 중소서민금융담당 부원장보는 “현재 티몬·위메프 쪽에 물품 미배송 사실확인 등이 지연되고 있어 실제 소비자에게 (결제취소 금액이) 환불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피지사들은 티몬·위메프에서 정산지연 사태가 터져 고객들의 카드결제 취소 요청이 몰리자 해당 기능을 막아버린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이 “피지사의 카드결제 거래 취소 요청 거절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자, 피지사들이 결제취소 요청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여신업법은 신용카드회원 등이 거래 취소 또는 환불 등을 요구하는 경우 피지사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부원장보는 “현장 검사인력 등을 추가 배치해 티몬·위메프가 피지사에 카드결제 취소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환불을 원하는 피해자들이 우산을 쓰고 사측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