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사람들은 왜?…대형마트 휴업일 ‘평일 전환’에 반대
시 설문조사에서 56% “현행대로 일요일 유지”
“노동자 많은 도시, 마트노동자 휴식권에 공감”
전남 여수지역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시민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휴업일의 평일 전환이 전국 여러 지역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전남 여수시는 29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시민의견 수렴’ 결과 휴업일의 평일전환에 반대하는 의견이 높았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시민소통광장 여수시 온라인설문조사’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1750명의 여수 시민이 참여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현행대로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로 유지하는 것에 대해 936명(56%)이 찬성했다. 반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784명(45%)에 그쳤다.
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의 98%는(1708명)은 ‘여수 지역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일요일로 지정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에는 50대가 665명(38%)으로 가장 많이 참여했고 40대 445명(25%), 30대 279명(16%), 60대 205명(12%)이 참여했다.
여수시의 이번 조사 결과는 일부 지자체들이 ‘시민 편의’ 등을 이유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를 ‘규제완화 1호 과제’로 설정한 이후 일부 지자체는 휴업일을 변경하고 있다.
최근 부산시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고 서울시의회는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지난해에는 충북 청주시와 대구광역시가 일요일이던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기도 했다.
‘휴업일 현행 유지’ 의견이 우세하자 여수시는 8곳의 대형마트에 적용되고 일요일 휴무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정책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면서 “휴업일 변경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은 만큼 평일 전환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문 결과는 국가산업단지가 있어 노동자가 많은 여수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설문에 참여한 시민 중에는 사무직과 생산직 노동자가 716명(40.9%)으로 가장 많았고 전업주부가 289명(17%) 이었다.
서수형 진보당 여수지역위원회 위원장은 “(휴업일 변경)찬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시에 설문조사 중단을 요구했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면서 “많은 시민이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휴식권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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