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강릉 30도 넘는 ‘초열대야’… 열대야 일수 30년 만에 최다

박성진 기자 2024. 7. 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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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잠 못 드는 밤이 길어지고 있다.

28일 밤 사이 속초와 강릉에서는 최저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초(超)열대야' 현상도 나타났다.

21일 밤 사이 강릉에서 올해 첫 초열대야가 관측된 지 일주일 만이다.

초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30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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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열대야를 이겨내고 있다. 뉴스1
무더위에 잠 못 드는 밤이 길어지고 있다. 28일 밤 사이 속초와 강릉에서는 최저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초(超)열대야’ 현상도 나타났다. 6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7.1일로 1994년 8.6일(6∼7월) 이후 30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7월의 남은 날들을 고려하면 역대 가장 무더웠던 2018년 여름의 기록(7.1일)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속초와 강릉의 최저기온은 각각 30.6도와 30.4도를 기록했다. 21일 밤 사이 강릉에서 올해 첫 초열대야가 관측된 지 일주일 만이다. 속초의 경우 올해 처음 일 최저기온이 30도를 넘겼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02년 8월 1일의 29.2도였다. 이 밖에 강원 동해시(29.8도) 영월군(26.1도) 경북 봉화군(24.5도)에서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에는 경남 창원시와 경기 파주시, 충남 보령시 등에서 최저기온 기록을 다시 쓴 바 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풍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 남풍이 태백산맥을 서에서 동으로 넘어갈 때 한번 더 머금은 열기를 영동 지역에 내뿜는 탓에 유독 강원 지역에서 초열대야가 목격되고 있다. 초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30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열대야 일수가 늘어나면서 올해, 2018년을 넘어서는 ‘극한 폭염’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8일까지 열대야 발생 일수를 살펴보면 전국 평균 7일이었다. 평년(1991년~2020년 평균) 같은 기간 열대야일(2.3일)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수치다.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된 2018년(6일)과 비교해도 길다.

열대야는 폭염의 ‘선행지표’로 해석될 수 있는 점도 변수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일교차는 약 8~10도 정도 차이는데 밤 사이 기온 하한선이 올라가면 덩달아 낮 기온까지 오른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대야가 나타나면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조금씩 더 더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열대야가 나타난 다음날인 29일 오전 10시 전국 183구역 중 177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역은 106곳으로 폭염주의보(71개) 지역보다 많았다. 최고 체감온도가 이틀 넘게 35도 이상일 것으로 보일 때 폭염경보가, 33도 이상 예상될 때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다.

체감 온도 35도를 웃도는 ‘사우나 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30일까지 수도권과 강원을 중심으로 가끔 비가 내릴 예정이지만 더위를 식히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과 31일에도 낮 최고기온은 평년을 훌쩍 뛰어넘는 29∼36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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