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가 더 크게 웃을 기회 온다···형들과 함께 계영 800m, 역사 한 번 써 보자![파리는 내일]
지난 28일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따 12년 만에 한국 수영에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김우민은 자유형 800m 출전을 포기했다. 800m에서 김우민은 한국신기록(7분46초03)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다 모이는 올림픽에서 한 종목이라도 더 뛰면 또 새로운 기록을 낼 가능성이 높다. 김우민도 그 욕심이 없지 않았으나 포기했다. 당초 6개 종목 출전권을 따냈지만 오픈워터와 자유형 1500m, 800m까지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단체전 때문이다. 김우민은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 김건우, 이유연과 함께 남자 계영 800m에 출전한다. 김우민은 28일 “자유형 800m에 욕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장거리 종목이라 체력 소비가 진짜 많아서 그 경기로 인해 우리 팀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안 뛰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현지시간으로 27일 자유형 400m 예선과 결승을 치른 김우민은 28일에는 자유형 200m 예선과 준결승을 치렀다. 계영 800m는 그 이틀 뒤인 30일(한국시간 31일) 열린다. 오전에 예선, 저녁에 결승을 뛰어야 하는데 자유형 800m는 29일 오전에 예선, 30일 저녁에 결승이 있다. 김우민은 계영 800m에서 황선우와 함께 에이스다. 김우민은 “욕심이 났고 기록 경신이든 결승 진출이든 충분히 노려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정만 그렇지 않았으면 뛰었을 것”이라고 했다.
황선우 역시 28일 “100m를 뛸지는 고민 중이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황선우는 주종목인 자유형 200m와 함께 100m, 그리고 계영 800m에 출전한다. 그런데 자유형 100m가 계영 800m와 같은 30일에 열린다. 오전에 예선, 저녁에 준결승을 치러야 하는 터라 계영 800m까지 나가기엔 체력 소모가 너무 심하다.
김우민과 황선우가 개인 종목 포기를 고려할 정도로 계영 800m에 진심을 쏟는 것은 단체전인 이 종목이야말로 한국 수영 ‘황금세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최초 메달을 넘어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따는 등 개인전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간 김우민과 황선우 외에도 한국 수영 전체의 성장을 확인해볼 수 있는 무대다.
4명의 영자가 200m씩 이어서 소화하는 계영 800m에서 에이스는 황선우다.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 영자로 나서 환상적인 스퍼트로 3위였던 한국을 2위로 끌어올려 은메달을 만들었다.
주력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대표팀은 계영 팀을 6명으로 꾸려 파리에 왔다. 결승을 위해, 예선에서는 황선우가 뛰지 않는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다. 김우민, 이호준이 고정되고 황선우를 제외한 3명의 멤버 중 2명이 출전하는 것이다. 결승을 위해 황선우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다.
다만 황선우가 예상과 달리 하루 전 열리는 자유형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렇다면 예선에 뛸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 있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와 혼계영 400m에도 출전하지만 주종목인 200m를 놓친 이상 개인전에서 메달을 기대하기는 쉽지가 않다. 에이스를 예선에서 쉬게 하면 결승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상황적으로 황선우는 예선부터 나가게 될 가능성도 생겼다.
현재 남자 계영 800m는 미국과 영국이 독보적인 ‘투톱’이다. 호주, 중국, 한국이 남은 1개의 메달을 놓고 3파전을 벌인다. 황선우와 김우민의 등장으로 한국 수영은 단체전에서 최초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 성과를 냈다. 항저우에서 달성한 아시아신기록(7분01초73)도 보유하고 있다. 주종목에서 메달을 놓친 에이스 황선우에게 있어 형들과 함께 하는 단체전, 800m 계영은 다시 일어서 웃을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다.
일단 결승 진출이 우선이다. 계영 800m 예선은 한국 시간 30일 오후 8시8분열린다. 결승은 31일 오전 5시1분이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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