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74%, 식료품 사지 못하는 ‘식품사막’···이동장터 등 추진

안광호 기자 2024. 7. 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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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 소흘농협의 ‘찾아가는 행복장터’ 차량.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정부가 농촌에서 음식료품 소매점이 사라지면서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농산물 등을 트럭에 실어 직접 배달·판매하는 사업을 시범운영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등 영향으로 농촌마을에서 소매점이 사라져 식료품과 필수 공산품 등을 구매하기가 어려워지는, 이른바 ‘식품사막’ 문제를 줄이기 위해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 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식품사막은 식료품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현상을 뜻한다. 1990년대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농식품부는 농촌인구 감소 등에 따라 식품사막 현상이 심화하면서 농촌 주민들이 식료품과 생필품의 구입과 배달 등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농림어업총조사(2020년) 결과를 보면, 전국 3만7563개 행정리 중 2만7609개(73.5%) 행정리에서 음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마을 10개 중 7개 이상에서 식료품을 살 만한 점포가 없는 것이다. 음식료품 소매점이 없는 비율을 광역별로 보면, 전북 83.6%, 전남 83.3%, 세종 81.6%, 경북 83.3% 등으로 높았다.

이동장터는 가공식품과 식료품, 농산물 등 음식료품을 실은 개조 트럭이 농촌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직접 판매·배달하는 사업이다.

또 농촌마을에서 소매점으로 직접 이동할 수 있는 셔틀버스 등을 지원하고, 복지·문화·돌봄 등과 같은 생활서비스도 제공한다. 농식품부는 차량 구입과 기자재를 지원하고, 지자체는 차량 운영비와 전담 인력 지원, 지역 농협은 인력 지원과 생필품 판매를 맡는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 주도로 이동장터 사업을 시행 중인 곳도 있다.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는 2010년부터 민간 주도로 매주 2회, 42개 농촌마을에 생활 필수품과 지역 농산물 등을 트럭에 실어 배달·판매 중이다.

또 경기 포천 소흘농협에서는 2019년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행복장터’를 운영 중이다. 생필품 판매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말벗이 되는 소통 역할까지 하는 등 주민 만족도가 높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영광군 묘량면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서 “앞으로 ‘가가호호 농촌 이동장터’가 ‘식품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농협이 농촌 주민의 복지와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동장터 사업으로 농촌지역의 생필품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량개조 작업 등을 거쳐 이동장터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18개 시·군에서 연말쯤 시범운영 한 뒤 110개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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