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적 압박’ 지적…조지호 “왜 장기사건 많은지 파악하라 했을 뿐”

김가윤 기자 2024. 7. 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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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수사 경찰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다 숨지는 일이 잇따르는 배경에 서울경찰청의 과도한 실적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현재 서울경찰청장)가 "장기 사건이 많은 이유를 파악하라"고 했을 뿐 '줄 세우기 식' 압박은 주지 않았다고 29일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6~26일 전체 31개 경찰서 가운데 1년 이상 장기사건이 많이 남은 경찰서 등 실적이 부진한 13곳의 현장점검을 계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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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민주 의원 “지시 자체가 일선에선 압박”
경찰직협 “실적 위주 성과평가 중단하라”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일선 수사 경찰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다 숨지는 일이 잇따르는 배경에 서울경찰청의 과도한 실적 압박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현재 서울경찰청장)가 “장기 사건이 많은 이유를 파악하라”고 했을 뿐 ‘줄 세우기 식’ 압박은 주지 않았다고 29일 밝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실적 위주의 성과평가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이 경찰에게 수사권을 준 이상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가 이뤄지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신속하게 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며 “비슷한 여건인데도 장기 사건이 경찰서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진단해보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6~26일 전체 31개 경찰서 가운데 1년 이상 장기사건이 많이 남은 경찰서 등 실적이 부진한 13곳의 현장점검을 계획한 바 있다.

이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악성 고소인과 민원인에게서 수사관을 보호해 줄 장치 하나 없으면서 조 청장은 구조적 문제는 외면하고 장기사건을 줄이라며 직원들을 압박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장기사건 보유 비율이 올해 5.8%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개별 경찰서를 대상으로 왜 장기 사건이 많은지, 인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경찰서와 (달리) 수사관의 질적 차이가 있는 건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한 의원은 “그런 지시가 일선에선 강한 압박이 되는 법”이라고 질책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이은 경찰관 사망사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극단적 선택을 한 2명을 포함해 일선 경찰관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경찰직협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경찰관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과로로 숨지는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민관기 경찰직협 위원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에 대해 현장에선 인원 감축을 우려하며 반대했지만 경찰청은 현장 실태조사를 하기보단 실적 위주의 ‘줄 세우기’와 하위 10%에 해당하는 팀장직 박탈, 현장 경찰을 옥죄는 수치와 실적으로 압박을 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든 실적 위주의 성과평가를 즉각 중단하고, 인원 충원이 될 때까지 수사부서 업무 스트레스 요인을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

(취재 도움: 이수안 교육연수생)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이수안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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