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양궁 10연패' 3가지 원동력... 현대차·대표선발전 그리고 경북 예천군 [이종성의 스포츠 문화&산업]
올림픽 단체전이 처음 생겨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무려 36년간 세계 1위를 지켜낸 셈이다. 이처럼 한 국가가 올림픽에서 10연패를 달성한 경우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이 1984년 LA 올림픽부터 지난 도쿄 올림픽까지 남자 수영 400m 혼계영에서 이룩한 10연패가 유일했다.
한국 양궁의 힘은 40년 동안 이어진 현대자동차(현 현대차그룹)의 아낌없는 후원과 공정하면서도 치열한 대표선수 선발 방식에서 나왔다.
현대자동차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의 메달 유망주를 육성하는 국가적 열기가 절정에 달해 있던 1985년부터 양궁을 후원해왔다. 현대차는 양궁 실업 팀 창단은 물론 장비 개발과 과학적 훈련 시스템 등의 지원을 하며 양궁을 한국의 대표적 올림픽 종목으로 끌어 올렸다.
양궁 최강국 한국을 넘어서기 위한 각국의 노력이 본격화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한국 양궁이 잠깐 동안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현대차는 혁신적인 훈련 인프라 개선을 통해 선수들이 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혁신의 핵심은 올림픽 개최지 경기장과 최대한 유사한 경기장을 만들어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의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직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선수도 방심할 수 없는 극한의 경쟁 무대다. 더 치열한 경쟁을 위해 대한양궁협회는 지난 2021년 펼쳐진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전 운영방식도 바뀌었다.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예외를 주지 않고 1차 선발전부터 참가하도록 해 '전관예우'를 원천적으로 없앴다.
1년 전의 명성보다는 현재의 기록을 중요시한다는 양궁 대표 선수 선발 정책은 신예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하고 기존 대표 선수들의 자만심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워낙 치열한 경쟁구조가 만들어지다 보니 기존의 강자가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일도 자주 일어났다. 실제로 파리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는 도쿄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안산(23·광주여대)이 일찌감치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하지만 한국 양궁이 올림픽을 석권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현대차의 후원과 대표 선발전 운영 이전부터 싹텄다.
한국 양궁은 1959년 수도여중의 체육교사였던 석봉근(1923~1999)에 의해 뿌리내려졌다. 석봉근은 이후 새로운 학교로 전근할 때마다 양궁부를 만들었다. 그는 주로 노년층이 즐기던 스포츠 석궁을 젊은 세대에 전파하고자 여자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양궁 보급에 힘썼다.
1970년대 양궁은 문교부에 의해 여자 고등학교의 안보체육종목으로 지정됐다. 이후 전국 여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양궁부가 생겨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졌다.
여자 학교를 중심으로 일어난 양궁 붐 속에서 한국 양궁의 성지(聖地)가 탄생했다. 그 성지는 경상북도 예천군이었다. 예천군은 한국의 전통 활(국궁) 제작의 주산지일 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한국 양궁의 신화가 만들어진 요람이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진호 효과'였다. 양궁으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서 한국 양궁은 1980년대 올림픽 전략 종목으로 격상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예천군은 군청 양궁팀도 창단하며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 역할을 했다. 예천군청 양궁 팀은 문형철(66) 감독이 이끌며 수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탄생시켰다. 문 감독은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 양궁의 전종목 금메달을 이룩한 명장이었다. 예천군청에서 활약한 궁사 중에는 한국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을 따낸 '신궁' 김수녕(53)도 포함돼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세계 최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 최종 2차 선발전은 지난 4월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펼쳐졌다. 이 경기장은 1995년 예천군을 양궁의 고장으로 만든 김진호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한국의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는 예천군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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