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우의탑에서 '혈맹' 강조했지만…中 대사는 전승절 행사 불참

양은하 기자 2024. 7. 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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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7월 27일) 71주년을 맞아 우의탑을 찾아 북중 친선을 강조했으나 중국과의 이상 기류는 여전히 해소하지 못한 모습이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를 종합하면 김 총비서는 지난 26일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국제부장 등 외교 간부들을 데리고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기념하는 우의탑을 찾아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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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베트남 등 주북 대사들 경축 행사 참석…中 대사만 또 불참
북러 밀착에 불편 기색 여전…'반미연대' 행사 불참하며 정세 관리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전승절 71주년을 맞아 개최한 행사에 주북 대사들이 초대됐다. 러시아, 베트남, 몽골, 니카라과 대사는 보이지만 중국대사는 포착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7월 27일) 71주년을 맞아 우의탑을 찾아 북중 친선을 강조했으나 중국과의 이상 기류는 여전히 해소하지 못한 모습이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를 종합하면 김 총비서는 지난 26일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국제부장 등 외교 간부들을 데리고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기념하는 우의탑을 찾아 헌화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미제국주의의 강도적인 무력침공을 결사적으로 격퇴하는 우리 인민의 혁명전쟁을 피로써 도와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또 "우리 조국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조중(북중) 두 나라 인민이 한 전호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쟁취한 승리의 7·27은 세월이 흐르고 세기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생명력을 발휘하는 인류사적 대승"이라면서 "혈연적 유대로 맺어진 조중친선이 열사들의 영생의 넋과 더불어 굳건히 계승 발전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도 한다.

김 총비서는 이전에도 전승절에 즈음해 우의탑이나 중국인민지원군열사릉원 등을 찾아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을 기렸다. 다만 올해는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직접 '혈맹'을 언급하며 북중 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조국해방전쟁승리 71돌에 즈음해 우의탑을 찾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총비서는 일단 예년대로 우의탑을 찾아 전통적인 북중 친선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북중관계에 대한 불필요한 주변의 시선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혹은 전승절 계기 소원해진 중국을 향해 나름 성의를 보인 것일 수도 있어 보인다.

의도가 무엇이든 중국 측의 태도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북한 주재 각국 외교관들을 초대했지만 이번에도 왕야진 주북 중국대사만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27일 평양체육관에서 전승세대와의 상봉모임을 진행하고 저녁에는 평양체육관광장에서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시기 상징 종대들의 기념행진식을 진행했다. 또 밤에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경축공연도 열었다.

사진을 보면 알렉산드르 마체코라 주북 러시아 대사와 레바빙 주북 베트남 대사를 비롯해 주북 몽골 대사, 니카라과 대사 등 북한에서 활동하는 대사들이 대부분 외빈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왕 대사의 모습만 보이지 않는다.

왕 대사는 앞서 지난달 한국전쟁 74주년을 맞아 북한이 평양에서 대규모 반미 집회를 열었을 당시에도 다른 대사들과 달리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도 한국전쟁을 '항미원조 전쟁'(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도운 전쟁)이라고 부르며 나름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개최한 행사에 중국만 연이어 '나홀로' 불참한 것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을 바라보는 중국의 심기가 여전히 편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북한이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열었을 때 김정은 총비서가 양옆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훙중(李鴻忠) 공산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을 나란히 세워 '북중러 연대'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분위기 차이가 확연하다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관리하면서도 러시아를 비롯해 반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반미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의 외교 전략에는 동참하지 않는 것으로, 한미와의 관계도 동시에 관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만 악수를 하고 대화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북한이 최선희 외무상을 보내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북한 역시 현재까지 중국과의 대화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기념일) 70주년에 열린 열병식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국·러시아 대표단과 나란히 주석단에 자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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