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트레이드 시장 기웃 시절은 이제 안녕… 몇십억 효과가 현실로, 미래가 앞으로 간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KIA는 근래 들어 안방의 주인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김상훈이 은퇴한 뒤 그의 뒤를 이을 만한 확고부동한 주전 포수가 나오지 않았다. 많은 포수 자원을 뽑고 기대를 걸고 경험치를 먹였지만 못 키웠다. 팀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포지션에 구멍이 송송 났다.
그 결과 근래에는 트레이드 시장을 기웃거리며 타 팀의 잉여 포수를 찾는 신세로 전락했다. 김민식을 데려왔고, 박동원을 데려왔고, 주효상을 데려왔고, 근래에는 김태군을 데려왔다. 트레이드에 꽤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포수를 돌려 막는 팀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제는 그 설움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 찾아오고 있을지 모른다. 한준수(25)의 등장이 단순한 유망주의 성장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이유다.
동성고를 졸업하고 2018년 KIA의 1차 지명을 받았다. 당시는 KIA가 차세대 포수를 키워야 한다는 절박함에 빠져 있을 때다. 1차 지명 포수에 대한 기대치는 당연히 컸다. 그러나 입대 전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포수는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성적 압박에 시달린 팀은 더 빠른 해결책을 원했다. 지난해 48경기에 나갔지만 올해 활용도는 불투명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 의문점이 있었다. 외부의 시선은 물론, 내부도 그랬다.
시즌 초반 KIA가 김태군 한준수 한승택의 3포수 체제를 택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었다. 내부에서는 한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 막판을 맡기길 부담스러워했다. 그래도 수비는 나름 자기 것이 있었던 한승택을 로스터에 남긴 이유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로스터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신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한준수가 경험을 먹고 쑥쑥 자라며 KIA는 그 근심을 조금씩 놓기 시작했다.
이제는 당초 주전 포수라고 했던 김태군보다도 더 비중이 커질 정도의 포수로 성장했다. 한준수가 점차 출전 비중을 늘려간 덕이다. 김태군이 29일 현재 73경기에서 193타석을 소화했는데 한준수가 80경기에서 224타석을 소화했다. 이는 KIA의 포수 육성 역사에서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군 문제를 해결한 젊은 포수가 이 정도 비중을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가 근래에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처음에는 공격에 비중이 있는 선수였다. 올해 80경기에서 200타석 이상을 소화해 샘플이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타율 0.312, 4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3을 기록 중이다. 포수로서 공격 생산력은 상위권이고, 게다가 장타를 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그런데 수비가 중요한 포수인 만큼 지금의 출전 시간이 공격만 보고 주어진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수비도 어느 정도 믿음을 주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경기 막판에 넣기가 부담스러웠던 이 포수는, 이제 9이닝을 다 뛰는 선수로 성장했다. 놀라운 발전 속도다.
한준수의 어린 시절을 알고 있는 나카무라 타케시 KIA 배터리코치는 2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한준수의 수비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타케시 코치는 “시즌 초보다 캐칭이 좋아졌고, 캐칭이 좋아지면서 송구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과정에서 정확도까지 발전된 모습이다. 예전부터 어깨 강도는 좋은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한준수는 28일 고척 키움전에서 3회 이용규의 도루를 저지한 것에 이어, 그리고 4회에는 리그 최고의 준족인 김혜성까지 저격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마치 상대 팀에 “예전의 나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그 장면을 흐뭇해했다. 이 감독은 “어깨 자체는 좋은 친구고 송구 능력도 내가 생각했을 때는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투수들이 타이밍만 비슷하게 잡아준다면 도루는 언제든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어깨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준수가 경험을 쌓으며 송구의 감각과 코스를 길들이고 있는 만큼 투수들이 타이밍을 많이 뺏기지만 않는다면 도루 저지에서는 믿을 만한 선수라는 것이다.
타케시 코치는 한준수가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조언, 때로는 고언도 아끼지 않는다. 타케시 코치는 “볼 배합에서는 아직까지는 경험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경기마다 볼 배합이 잘될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이 부분은 경기가 끝나고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보완하고 있다”면서 “배팅 컨디션에 따라서 그날 경기에서 업다운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이 잘될 때는 경기에 집중도가 달라지는 느낌을 주고 있고, 반대로 공격이 안 될 때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에서 보완을 해야 한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명포수들 또한 다 그 나이에 겪었던 부분이다. 자기 포지션이 안정되고 경험이 쌓이면 점차 해결될 문제로 기대를 걸 수 있다. 타케시 코치 역시 “아무래도 올 시즌 팀이 상위 성적으로 내고 있고, 이런 팀에서 경기를 나가는 것 자체가 한준수 선수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역시 2~3년 뒤가 기대가 된다”고 미소 지었다.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쌓고 있기에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준수 정도의 공격 성적을 내는 포수가 수비도 평균으로 할 수 있다면 말 그대로 그 금전적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부르는 게 값인 포수 FA 시장을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아직 서비스 타임이 많이 남았기에 잘만 키우면 앞으로 몇십억 원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역 출신에 1차 지명 출신이라는 프랜차이즈로서의 기대감도 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출발도 못했던 유망주가 그 길에 나서 앞으로 뚜벅뚜벅 가고 있다는 것은 올해 KIA를 바라보는 즐거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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