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고수익 보장"…교인 돈 535억 뜯어낸 교회 집사

/사진=뉴스1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교인들을 현혹해 투자금 535억원을 가로챈 대형 교회 집사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설범식 이상주 이원석)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6)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대형 교회 집사였던 A씨는 2016년 1월~2021년 7월 피해자 53명으로부터 약 535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기업에 긴급 자금을 빌려주고 정치 자금을 세탁해 큰 이익을 얻으면 한 달 이내에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그는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장애인 단체를 후원하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해 교인들의 신망을 얻은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를 망설이는 교인들에게는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어라" 등 말하며 설득했다.

A씨는 피해자들의 투자금을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썼다.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거나 자신이 지급한 이자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하는 등 적반하장으로 대응했다.

편취한 돈으로는 강남구 유명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하며 외제 차량을 몰고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명품을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처벌을 피하는 데만 급급하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했다는 취지로 비아냥거리며 여전히 피해자들을 탓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심각한 법 경시 태도가 있어 매우 엄중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정에 이르러 피해자 40명에게 각 350만원씩 공탁했지만, 범행으로 인해 발생한 최소 피해 금액은 수천만원"이라며 "공탁으로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됐다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여전히 변제되지 않은 금액이 90억원에 이른다"며 "피고인은 자신을 고소하겠다는 피해자들에게 '고소하지 않은 피해자의 돈만 변제하겠다'며 고소를 주저하게 하는 등 범행 후 정상도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으나, 나머지 피해자들로부터는 용서받지 못했다"며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 등에 별다른 변동이 있었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고 보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