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광주 터미널 복합화 협의 속도…주상복합 쟁점 부상

광주신세계, 주상복합 시설 검토…광주시 수용 여부·규모 관심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 투자협약 [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신세계가 부지를 매입해 추진하는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일대 개발 협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상복합 시설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업자 측은 개발 비용 마련을 위해서라도 주상복합 시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지만, 광주시는 또 하나의 도심 복판 대규모 주거 시설을 선뜻 받아들이기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29일 광주시와 광주신세계에 따르면 양측은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현대화·복합화 구상 방안에 대한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

광주신세계에서 금호 측으로부터 4천700억원에 매입한 터미널 부지를 어떻게 개발할지가 관건이다.

시민들이 선호하는 공원, 호텔, 컨벤션시설, 공연장 등 공공성을 띤 시설만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세계 측은 토지 매입비를 포함해 수조원대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건축비 일부를 충당하는 차원에서라도 주상복합 건물 신축을 바라고 있다.

60∼70층에 1천가구 안팎 규모가 하나의 방안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협의 초기 단계인 만큼 건물 높이나 가구 수 등은 앞으로 조정될 소지가 다분하다.

광주시는 기업의 이윤 추구, 투자 비용 마련 등 차원에서 타당성을 검토하면서도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 신축을 마냥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투시도 [광주신세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민의 복합쇼핑몰 입점 요구에 맞춰 신세계 백화점을 확장하고, 터미널 일대에 랜드마크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명분으로 분양 사업을 한다면 본말이 전도됐다는 비판이나 특혜 시비를 부를 수 있다.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는 인근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에도 4천200세대 가까운 공동주택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이 일대 대규모 주거시설 개발에 대한 거부감, 교통 대책 요구 등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신세계는 본질은 터미널 현대화이고, 주상 복합 신축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방편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주상복합 시설은 일대 개발을 위한 건축비 마련을 위한 것이지 사업의 본질은 아니다"며 "터미널을 현대화해서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게 광주시의 목표일 것이고, 우리 입장에서도 그렇게 돼야만 (확장 예정인) 백화점 영업도 잘될 테니 터미널을 잘 개발하는 것만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광주신세계는 광주시와 개발 구상 기초 협의를 거쳐 공식적인 사업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사전 협상 대상으로 지정된 뒤 토지 용도 변경, 그 대가로 예상 차익의 일부를 내놓는 공공 기여 관련 '줄다리기'가 기다리고 있어 양측 협상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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