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참교육' 유튜버, 저격 대상 신원 노출 논란

'딸배헌터' 지난 26일 영상 업로드…이후 논란
교통법규 및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등 콘텐츠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이른바 '참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온 유튜버가 저격 대상의 신원을 노출하고 자극적인 편집으로 '사적 제재'를 했다는 지적에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29일 유튜브에 따르면 '딸배헌터' 채널은 전날 밤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대상자 측과 연락을 나눴고 영상 삭제를 원하셨다"며 "영상 제작 과정에서 대상자의 특정 정보들이 나온 관계로 지인들로 하여금 유추할 수 있게끔 제작된 부분은 제 실수"라고 전했다.

이어 "저 또한 대상자분이 이미 처벌받고 끝낸 일을 들춰내 사회적으로 질타당하게 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사자분이) 불편감을 호소하는 상황이오니 연락을 자제해주셨으면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작에 더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섬네일 자막 등으로 성적인 내용을 연상케 했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제가 과대 해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딸배헌터는 이달 26일 '신고 취소해주면 XX를 해준다는 그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린 바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7월8일 대구 소재 백화점 주차장 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된 한 차량을 보여주면서 시작했다.

당시 '보호자 운전용' 장애인 사용 자동차 등 표지가 붙어있었지만, 동승자 없이 주차 후 자리를 떠나는 모습 등을 토대로 의심하게 됐다는 게 딸배헌터의 설명이다.

안전신문고 민원을 접수한 딸배헌터로부터 연락을 받은 차주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신고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하는 장면도 담겼다. 해당 표지는 차주의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당시 이용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애인복지법 위반·공문서부정행사 등을 이유로 수백만원의 과태료·벌금을 물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영상은 끝이 났다.

문제는 주차표지 발급 기관이나 차량 모델 및 색상, 번호판 일부 공개 등 차주의 신원과 관련한 내용이 영상을 통해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이다. 특히 형사 고발에 따른 법원의 약식명령 결과를 보여주면서 해당 차주의 직업이 함께 공개되기도 했다.

또 신고 취소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나온 차주의 발언을 성적인 의미로 자체 해석하는 모습이나, 이 영상의 섬네일과 제목을 자극적으로 택한 부분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유튜버의 이번 해명에도 '문제가 많은 영상이다' '스스로 (차주) 신원을 다 알게 만들고 무슨 소리냐' 등 비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된다'며 유튜버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저격이 이미 법적 처분을 받은 사람을 재차 처벌하는 '사적 제재'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딸배헌터는 교통법규나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 위반 등 위법 사안을 촬영·신고하는 유튜버로 구독자 수는 60만명에 달한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tubeguide@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