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통한 현대 건축과 주거 문화 조망…‘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김보람 기자 2024. 7. 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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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의 '집'을 통해 동시대 한국 현대 건축과 주거 문화를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조망하는 전시가 열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도시 속 다양한 주거 방식과 미학적 삶의 형식을 조명하는 전시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을 과천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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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00년 이후의 ‘집’을 통해 동시대 한국 현대 건축과 주거 문화를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조망하는 전시가 열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도시 속 다양한 주거 방식과 미학적 삶의 형식을 조명하는 전시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을 과천관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총 6개의 섹션에서 30팀의 건축가들이 설계한 58채의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이야기를 펼친다. 승효상·조민석·조병수·최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성 건축가부터 양수인·조재원 등 중진 건축가, 비유에스·오헤제건축 등 젊은 건축가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이들은 집을 통해 가족 구성원, 라이프스타일, 기후위기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질문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 사회에 자리 잡은 집들을 통해 미학적 가치와 건축의 공적 역할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①김광수(스튜디오케이웍스)의 ‘베이스캠프 마운틴’. ②승효상(이로재)의 ‘수백당’. ③조남호(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의 ‘살구나무 윗집 & 아랫집’. ④조병수(비씨에이치오건축사사무소)의 ‘ㅁ자 집’.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가족을 재정의하는 집’ 섹션에는 전형적인 가족 형태인 4인 핵가족에 최적화한 집이 아닌, 새로운 가족 형태에 맞춘 집들을 선보인다. 지난 2020년 용인시에 지어진 ‘묘각형주택’이 반려 고양이들과 함께 사는 삶에 최적화한 오각형 평면 주택으로 만들어진 식이다. 이 외에도 아이없는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홍은동 남녀하우스’를 비롯해 ‘고개집’, ‘정릉주택&지하서재’, ‘맹그로브 숭인’ 등 동·식물이 함께 사는 집, 1인 가구를 위한 집들을 소개한다.

‘관계 맺는 집’에선 새로운 사회적 공동체를 상상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대구 앞산주택’, ‘써드플레이스 홍은 1-8’ 등 단독주택이지만 그 안에 회합의 장소가 있는 집, 타인과 공유하는 집을 들여다본다.

‘선언하는 집’에서는 공간 개념과 형식을 강조하는 집을 펼쳐보인다. ‘수백당’, ‘땅집’, ‘축대가 있는 집’ 등 집 내외부의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고, 심미적인 측면에 맞춘 특징들을 볼 수 있다.

‘펼쳐진 집’ 섹션에선 시골의 자원과 장소성에 대응하는 집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농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집짓기 사례들을 통해 과거 전원주택으로 대표됐던 시골 집짓기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목천의 세 집’, ‘와촌리 창고 주택’, ‘볼트 하우스’ 등을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연결하는 집: 대안적 삶을 위한 건축’ 전시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작은 집과 고친 집’은 도시의 한정된 자원과 장소성에 대응하는 집의 이야기다. ‘픽셀 하우스’, ‘얇디얇은 집’ 등 대규모로 조성된 신도시 필지가 아니라 도심 속 독특한 형태의 땅을 찾아 올린 집부터 오래된 집을 고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잠시 머무는 집’은 생의 주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주거의 시간성을 논의한다. ‘여인숙’, ‘뜬 니은자 집’ 등 일상과 여가의 중간 지대에서 잠시 머무는 숙박시설과 주말 주택 등을 소개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집’을 통해 삶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존의 가치를 되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며 “현대미술의 장르 확장과 함께 건축예술과 삶의 미학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2일까지.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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