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는 김도영 30-30 눈앞, 사령탑은 “30-30? 바로 40-40 욕심낼 선수”
시즌 MVP를 향해 진군하는 KIA 김도영(21)의 속도가 한 단계 더 빨라졌다. 후반기 16경기 동안 타율 0.422에 OPS 1.292. 상대 입장에서 던질 공이 없고, 저게 넘어가나 싶은 타구까지 여지없이 담장을 넘긴다. 지난 23일 광주 NC전에서 ‘힛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하더니, 25일 NC전부터 27일 키움전까지는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 27일 키움전 홈런으로 시즌 100득점째를 올리며 최연소(20세 9개월)·최소경기(97경기) 100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5년 에릭 테임즈(NC)와 1999년 이승엽(삼성)이 세운 99경기 100득점을 2경기 앞당겼고, 1998년 이승엽이 22세 1개월 15일로 세운 최연소 100득점 기록도 1년 3개월 가량 앞당겼다.
후반기 들어서만 5홈런, 3도루를 추가하며 어느새 30(홈런)-30(도루) 고지도 눈 앞이다. 29일 현재까지 시즌 28홈런에 29도루를 기록 중이다. 홈런 2개, 도루 1개만 추가하면 2015년 에릭 테임즈 이후 9년 만에, 역대 9번째로 30-30 클럽에 가입한다. 당시 테임즈는 47홈런에 40도루로 40-40을 작성하며 시즌 MVP에 올랐다.
워낙 최근 페이스가 좋아 30일부터 광주에서 열리는 두산 상대 3연전 중에 기록 작성도 기대할 만하다. 김도영이 30-30에 가입한다면 1999년 당시 현대 박재홍이 22세 11개월 27일 나이로 작성한 최연소 30-30 기록을 2년 2개월 가량 앞당긴다. 여러모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록이다.
기록을 눈앞에 두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우가 작지 않다. 김도영 역시 하루 빨리 30-30을 작성해야 선수 본인이나 사령탑이나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이범호 KIA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 감독은 “그 기록은 언제든지 넘어설 수 있는 시즌인 것 같다”며 “그걸 해내고 나면 그다음은 또 40-40에 대한 욕심, 거기에 따르는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김도영은) 30-30을 해냈다는 거에 만족할 스타일이 아니다. 30-30을 하면 바로 40-40으로 가야 하겠다고 생각할 성격”이라면서 “30-30을 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니까, 본인이 또 그에 맞는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감독은 혹시 모를 김도영의 부상 우려가 걱정이라고 했다. 워낙 도루 욕심이 많은 선수라 시즌 초 이 감독은 김도영에게 ‘도루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매일 선발로 나서며, 쉴 새 없이 때리고 달리다 보니 부상이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부상 걱정은 여전하다. 이 감독은 “자그마한 부상이 생기면서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게 제 입장에서는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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