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굴착기 끌고 와 침수 막아줘"…초고속 대응에 '든든'

김지은 기자 2024. 7. 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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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밭에 물이 다 찼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진 탓에 밭이 물바다가 됐다.

땅 옆으로 흐르던 하수구 물까지 밭에 와르르 쏟아졌다.

신 팀장은 "물이 밭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농배수로를 정비하는 사업을 매년 해왔다"며 "이번 건은 비가 많이 와서 둑이 살짝 허물어지니까 밭에도 물이 들어온 경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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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기 끌고 신속 대응한 공무원… 거센 장맛비, 할머니 업고 구조한 이웃 주민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의 한 밭에 물난리가 일어났다. 당시 영흥면사무소 시설관리팀은 신속하게 굴착기를 이용해 둑을 만들었고 다행히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독자제공


"어머, 밭에 물이 다 찼네."

거센 장맛비가 내렸던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 주민 60대 김모씨는 자신의 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진 탓에 밭이 물바다가 됐다. 땅 옆으로 흐르던 하수구 물까지 밭에 와르르 쏟아졌다.

김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영흥면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신상균 시설관리팀장은 모래주머니를 설치할지, 중장비를 동원할지 직원들과 회의하고 알려주겠다고 했다.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의 한 밭에 물난리가 일어났다./영상=독자제공


김씨는 다음날 오후에도 비가 예보된 탓에 불안함을 느꼈다. 김씨는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었다"며 "평소 공무원들이 늦장 대응한다는 편견 때문에 '진짜 빨리 도와줄까'라는 걱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씨는 주변 형제를 불러 다음날 밭에 돌이라도 쌓기로 했다.

다음날 형제들과 현장에 도착한 김씨는 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시설팀에서 이미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김씨 밭에 둑을 쌓아 놓고 있었다. 땅을 파서 한쪽에 흙을 쌓아 올리니 물이 넘치지도 않았다.

면사무소의 빠른 조치 덕분에 추가적인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밭에 있던 토마토, 고추, 상추 등 모두 안전했다. 김씨는 "이런 일을 처음 겪어서 크게 당황했다"며 "신속하게 대응해줘서 너무 감사했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인천 옹진군 영흥면의 한 밭에 물난리가 일어났다. 당시 영흥면사무소 시설관리팀은 신속하게 굴착기를 이용해 둑을 만들었고 다행히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독자제공


신 팀장은 "물이 밭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농배수로를 정비하는 사업을 매년 해왔다"며 "이번 건은 비가 많이 와서 둑이 살짝 허물어지니까 밭에도 물이 들어온 경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가 또 온다고 해서 그 전날까지 빨리 조치하자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움직였다"며 "평소에도 저희가 하는 업무인데 이렇게 감사 인사를 주시니 쑥스럽다"고 말했다.

기습 호우에 물 폭탄… 거동 불편한 어르신 구조한 '이웃 주민'

지난 10일 충남 논산시 벌곡면 신양2리 마을에는 기습 호우가 내리면서 지붕 아래까지 물이 차고 주차된 차들이 반쯤 잠겼다. /사진=독자제공

"온 마을이 물이 잠겼어요."

충남 논산시 벌곡면 신양2리 마을 이장은 지난 10일 있었던 일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기습 호우가 내리면서 지붕 아래까지 물이 차오르고 주차된 차들은 반쯤 잠겼다. 집 안에도 물이 가득 차면서 온 마을이 물난리를 겪었다.

마을 주민 이용구씨 역시 이날 새벽 4시쯤 쾅 하는 굉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밖으로 나가려고 문을 열었지만 수압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간신히 문을 비집고 나가니 턱 아래까지 물이 차올랐다.

지난 10일 충남 논산시 벌곡면 신양2리 마을에는 기습 호우가 내리면서 지붕 아래까지 물이 차고 주차된 차들이 반쯤 잠겼다. /사진=독자제공


이씨는 순간 마을에 혼자 살고 계신 친구 어머니가 생각했다. 평소 어르신은 귀가 어둡고 한쪽 다리에 의족을 찼다. 오랜 세월 함께 지내면서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던 분이었다.

이씨는 100m 정도 빠르게 헤엄쳐서 어르신 집에 도착했다. 집 안에는 이미 물이 가득 차서 보청기, 약, 휴대폰 모두 떠내려갔다. 할머니는 집에 물이 찬 줄도 모르고 깊이 잠들었다.

이씨는 어르신을 깨워 업고 높은 지대까지 헤엄쳐서 이동했다. 할머니는 침수된 집이 복구될 때까지 마을회관에서 안정을 취했다. 한 마을 주민은 "조금만 늦었으면 정말 위험했다"며 "급박한 순간에 할머니를 생각해서 구한 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혼자 계신 어르신 안전이 걱정되는 데 어떻게 그냥 가만히 있느냐"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건데 부끄럽다. 그런 일이 다시 생겨도 저는 무조건 어르신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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