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때문에 졸업식 못 간 건축학도, 41년 만에 아들과 함께 학사모
이사갔지만 학교 측이 기숙사비 완납 요구
캠퍼스 커플인 아내와 세 자녀 모두 같은 대학
‘앵무새’ 때문에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한 건축학도가 41년 만에 아들과 함께 학사모를 썼다.
28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가디언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올해 62세로 영국 브리스틀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조니 클로시어는 애초 1983년 졸업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룸메이트가 키우던 앵무새가 기숙사 내부를 날아다니다 시설을 망가뜨리는 일이 발생했다.
클로시어는 기숙사를 나와 다른 집을 구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클로시어에게 마지막 학기 기숙사비인 64.8파운드(약 11만원)를 내라고 통지했다. 그는 부당하다며 납부를 거부했다. 당시 브리스틀대에는 기숙사비를 완납하지 않은 학생에게는 학위만 수여하고 졸업식 참석은 허용하지 않는 학칙이 있었다. 결국 클로시어는 학사모를 쓰지 못했다.
그러나 대학 측이 해당 학칙을 없애기로 하면서 클로시어는 지난 25일 같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막내아들 카터(21)와 나란히 졸업식에 참석했다. 이날 에벌린 웰치 총장은 “클로시어가 공식적으로 졸업하게 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면서 졸업장을 전달했다.
클로시어는 캠퍼스 커플인 아내 헬렌 힐(60)과 자녀 3명을 낳았는데 모두 브리스틀대를 졸업했다. 힐은 브리스틀대에서 러시아어와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장남 키토는 2020년 음악학 학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그라피티 예술가로 유명한 뱅크시 작품을 전문 취급하는 미술상을 하고 있다. 둘째 딸 타이거는 2023년 법학과를 졸업했다. 클로시어는 TV 프로듀서로 일하다 최근에는 원래 전공으로 돌아와 ‘탄소 중립 목조주택’을 짓고 있다.
클로시어는 자신의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건축하는 시간을 사랑했고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틈틈이 춤도 추고 파티도 즐겼다”면서 “수십 년이 지난 후 우리 아이들이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아버지와 함께 졸업한 막내아들 카터는 “아버지와 함께 졸업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면서 “브리스틀대에서의 3년을 마무리하는 완벽한 방법”이었다고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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