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SV' KBO 최고 마무리였는데…'처참했던 투구' 고우석 0아웃 4실점, 이젠 더블A서도 안 통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제는 메이저리그 콜업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도 힘들 지경이다. 한때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이 미국 진출 이후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그것도 더블A에서.
고우석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블루 와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 더블A 빌록시 슈커스와 홈 맞대결에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4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겨울 깜짝 신분조회 요청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버저비터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은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끝에 '서울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샌디에이고는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는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 차근차근 빌드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력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배려는 무용지물이었다. 빅리그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한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더블A에서 10경기에 등판해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로 처참한 성적을 남겨가던 중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마이애미는 일찍부터 성적을 포기한 팀으로 샌디에이고보다 선수단 뎁스가 두텁지 않은 만큼 고우석에게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였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시절과 달리 마이애미에서는 트리플A에 몸담게 됐는데, 성적에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마이애미로 이적한 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된 고우석은 16경기에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4.36으로 또다시 허덕이게 됐고, 지난 12일에는 더블A로 강등이 되는 굴욕을 겪었다. 이 여파 때문일까. 고우석은 강등 직후 더욱 좋지 않은 투구를 거듭했다.
지난 12일 첫 등판에서 고우석은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3자책)으로 무너졌고, 14일 두 번째 등판에서도 1이닝 1피안타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21일 세 번째 등판에서는 ⅔이닝 4피안타 3실점(3자책)으로 바닥을 찍기도 했다. 이후 고우석은 밀워키 산하 더블A 빌록시 슈커스를 상대로 25, 27일 모두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반등의 계기를 만드는 듯했으나, 이날 투구는 충격적이었다.
1-2로 근소하게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시작부터 선두타자 브록 윌켄에게 안타를 맞으며 경기를 출발했다. 이어 후속타자 코너 스콧에게 좌익수 방면에 뜬공을 유도했는데, 이때 수비 실책이 발생하면서 2, 3루 위기에 몰리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고우석은 이어나온 라마 스파크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하게 됐고, 에르네스토 마르티네즈 주니어에게 0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한 점을 내줬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우석은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하비에르 왈렌과는 7구 승부 끝에 적시타를 내줬고, 후속타자 닉 칼레에게는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9회에만 4점을 헌납한 뒤 결국 아웃카운트를 만들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무사 1, 3루 위기에서 고우석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저스틴 킹이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뽑아내면서 추가 실점이 발생하진 않았다는 점.
마이애미가 적극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임하며 주축 선수들과 결별,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7월 좋은 흐름을 보인다면, 분명 고우석에게도 '콜업'의 기회가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투구라면 더블A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수준이다. 물론 싱글A의 경우 유망주들이 육성되는 리그로 고우석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진 않으나, 그만큼 처참한 투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입성과 점점 멀어지는 고우석. 2025시즌 KBO리그로 돌아오더라도 과연 통할 수 있을지 의문점이 생기는 가운데 이날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만들지 못한 채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평균자책점은 19.29로 수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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