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최향 "1년 동안 가수 포기…팬들 덕에 재도전 결심"

곽현수 2024. 7. 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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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3년간 출전한 가요제에서만 20개의 대상, KBS2 '트롯 전국체전'을 비롯해 TV조선 '미스트롯3'에도 출연해 얼굴을 알린 가수가 있다. 이 정도의 경력이라면 떠오르는 스타로 꽃길만 걸었을 법한데 이 '가수'의 지난 행보는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신곡 '보통 여자'를 들고 돌아온 가수 최향의 이야기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일상에 늘 음악이 있었어요, 그때는 장르 같은 건 구분하지 않고 올드 팝부터 포크송까지 정말 다양하게 들었죠, 어머니가 집이나 차 안에서 CD, 카세트테이프, LP 등을 늘 틀어놓으셨거든요. 그때만 해도 '나중에 가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못 했던 것 같아요,"

최향은 KBS2 '트롯 전국체전'에 나갔던 계기에 대해서도 "가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나간 것은 아니다. 대학교 4학년 2학기를 마치고 졸업을 앞두던 차에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서 나갔다. 그러다 TOP 7까지 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제게 가수나 연예인의 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학창 시절에 축제 장기 자랑도 안 나갈 정도로 남들 앞에서 뽐내는 걸 좋아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 성격 때문에 처음에는 카메라 울렁증이나 무대 공포증도 심했어요. 그냥 단지 노래 부르기를 너무 좋아했던 대학생이었던 거죠. 그래서 오디션 프로그램 때도 일부러 이름을 바꿨던 거예요."

그러나 최향의 이런 회상과 달리 그는 무려 3년 동안 각 지역에서 개최하는 가요제에서 대상만 20개를 타기에 이른다. 단순히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결과를 얻을 순 없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를 때는 가요제에 나가서 랩과 알앤비(R&B) 장르의 곡을 불렀어요, 그런데 한 가요제 결승에 올라 제 노래에 연주해 줘야 하는 악단이 '악보가 없으니, 노래를 바꿔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너무 트렌디한 노래만 불렀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다음부터 대회 취지나 대회를 찾아주신 관객분들에게 맞는 노래를 선곡했죠."

즉, 최향은 일종의 맞춤형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그렇게 점점 최향은 트로트 가수로의 길로 조금씩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대회 입상을 위해 선택한 장르였을지 몰라도 어느새 최향과 트로트는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제가 예전부터 아이돌을 꿈꾸던 사람은 아니니까 트로트를 부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었어요. 어머니나 주변 분들 모두 제게 트로트 장르가 제 목소리에 더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시곤 했고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발을 들은 트로트 가수로서의 세계. 그럼에도 여전히 사회 초년생 티를 벗지 못했던 최향은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고향으로 내려가 휴식기를 갖는다. 이에 대해 그는 "하루아침에, 대학생에서 가수 최향이 되면서 바뀐 주변 환경에 적응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고향으로 내려오고 나서 1년 넘게 팬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그동안에도 팬들은 제 노래가 좋아서 저를 계속 믿어주고 계셨어요. 저를 위해서 팬미팅을 한 번 만들어 주자는 이야기가 나왔나 봐요. 팬들이 저를 위해서 팬미팅 장소나 MC들까지 구해주셨죠. 그래서 저도 음향, 조명 시설을 직접 알아봐 힘을 보태고 1년 만에 팬들과 직접 만나 제 노래를 들려드렸어요. 그때의 경험이 계기가 되어 '노래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어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최향의 슬럼프, 그 곳에서 그를 건져낸 건 팬들이었다. 그는 "내가 이런 점이 좋아서 가수가 되었는데 너무 쉽게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의 지원 덕에 다시 일어났다.그때부터 혼자 앨범을 내고 단독 콘서트까지 열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마땅한 소속사도 없이 앨범 준비와 콘서트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최향은 트로트계 여러 작곡가, 작사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 때 얻은 경험은 그의 성장에도 좋은 밑거름이 됐다.

이렇게 최향의 가수 인생은 다시 시작됐다. 신곡 '보통 여자', 수록곡 '싹쓸이'를 발표하고 다시 팬들 앞에 설 준비를 마쳤다.

"앨범 준비를 하면서 노래 수급을 많이 했는데 크게 와닿는 곡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이 '보통 여자'라는 제목부터가 너무 좋더라고요. 바로 꽂혔다고 해야 할까요. '보통'이라는 말이 참 평범해 보이면서도 여러 의미를 담고 있잖아요. 정통 트로트와는 또 다른 느낌의 곡인데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최향은 인터뷰를 마치며 "이제는 팬들에게 내가 보답을 해 줘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팬들 덕에 다시 일어난 만큼 더 많은 자리에서 팬들과 만나고 싶다는 그다.

"팬분들의 조건 없는 사랑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늘 마음이 무거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팬분들이 바라는 좋은 노래와 활발한 활동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저 역시 울렁증을 극복하고 방송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특히 이번 신곡은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인 만큼 앞으로도 쭉쭉 뻗어나갈 저의 음악적 변신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YTN 곽현수 (abroa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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