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에선 ‘기쁨의 눈물’을…여자 에페,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정조준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은 지난 27일 개인전 경기에서 모두 조기 탈락했다. 맏언니 강영미(39·광주서구청)와 막내 이혜인(29·강원도청)은 32강에서 고배를 마셨고, ‘에이스’ 송세라(31·부산시청)는 16강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한국 여자 에페는 앞서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송세라의 16강 탈락을 끝으로 개인전 일정을 일찍 마무리했다. 두 대회 연속 개인전에선 웃지 못했다.
그러나 여자 에페의 올림픽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송세라, 강영미, 이혜인, 최인정(34·계룡시청)이 팀을 이뤄 출전하는 단체전이 남아있다. 오히려 개인전보다 더 중요한 경기다.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국제펜싱연맹(FIE) 단체전 세계랭킹 2위인 한국은 뭉치면 더 강하다. 도쿄 대회 개인전 최고 성적이 16강인 데 반해 단체전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팀워크다.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멤버 전원이 파리에 왔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는 믿음직한 동료가 있다는 건 단체전에서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다. 하물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도 김정환, 김준호 등 기존 ‘어펜저스’ 멤버가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로 슬럼프를 겪었다. 오상욱이 금메달을 딴 뒤 가장 먼저 떠올린 이름들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오후 8시30분 프랑스 파리의 명소 그랑팔레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8강전을 치른다. 어쩌면 결승까지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대결일 수 있다. 프랑스는 세계랭킹으로 따지면 한국보다 7계단 낮지만, 까다로운 상대다. 프랑스 여자 에페 대표팀엔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오리안 말로가 있다. 이번 대회 개인전 성적만 놓고 보면 한국보다 프랑스의 분위기가 좋다. 더군다나 홈팀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프랑스를 향한 일방적인 응원 속에 얼마나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개인전 결과에 눈물을 흘린 한국은 단체전을 통해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송세라는 “개인전에서 3명 다 떨어지는 바람에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단체전에선 준비 잘해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 그때 흘리는 눈물은 기분 좋은 눈물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영미도 “개인전 경기 내용 중엔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며 “단체전에서 좋은 역할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이 프랑스를 꺾고 4강에 오르면 폴란드와 미국 간 대결의 승자와 만난다. 준결승마저 돌파하면 세계랭킹 1위 이탈리아나 4위 우크라이나 등 반대쪽 대진을 뚫고 올라온 승자와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새벽 3시30분에 시작한다. 한국이 개인전 탈락의 아쉬움을 단체전에서 시원하게 씻어내고 이번엔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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