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나를 대변할 수 없다” 수평적 리더십 강조한 홍명보 감독, 대표팀 문화·정신·정체성 재정립 의지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홍명보는 현역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으로 대표팀을 오랜 시간 이끌어왔다.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받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했고, 여기에 외모적으로 강인한 눈매와 차분하면서도 적은 말투가 더해진 ‘카리스마형’ 리더로 대표팀의 기강을 잡아왔다.
하지만 2024년 위기의 한국 축구대표팀의 소방수로 투입된 홍명보 신임 감독은 자신이 ‘카리스마’ 지도자가 아님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축구가 5개월 대표팀 공백 끝에 선임한 홍 감독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는 가운데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 감독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 감독은 먼저 축구팬들에게 사과한 뒤 선임 과정에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와 나눴던 대화, 결정하기까지 고민 과정, 앞으로 추구할 축구 방향 등에 대해 A4 8장 분량으로 적어와 일일이 설명했다. 그리고 모두 발언에서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로 대표팀을 운영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며,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대표팀은 올해 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과 성적으로 실망감을 안겨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후배 선수들이 선배들에게 대들고, 주먹다짐까지 이어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셌다. 이런 문제로 대표팀에 ‘카리스마형’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카리스마’로 유명한 홍 감독은 팀의 기강을 바로잡는 문제에서 리더의 카리스마 보다 팀 중심의 마인드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홍 감독은 “사실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지만 나는 수평적인 것을 종아하는 사람이다. 여러분들이 말하는 카리스마가 특징일 수있지만 날 대변하는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도 그랬고, 울산 HD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수평적)분위기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내 지도자 생활에서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팀 분위기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홍 감독은 “중요한 것은 우리가 팀 스포츠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가 아닌)팀이다. 팀이 얼마나 강한지, 응집력을 보여주는지에 경기 결과가 바뀐다고 생각한다”며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일 수록 이기는 확률은 높지만, 승리를 가져온다는 확신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팀의 문화, 정신, 정체성도 중요하다. 그런게 맞아 떨어져야 강한 팀이 된다”고 문화, 정신, 정체성을 새로 정립하는 것을 숙제로 이야기했다.
그는 “대표팀이 1년에 한 달 정도 기껏 모여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게 쉽지 않다. 그래서 문화가 필요하고, 중요하다. 대표팀의 주인은 축구팬들이고, 대표팀에 누가 오든 선수들은 (그 문화에)맞춰서 움직여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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