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비판 겸허히 수용…바뀌는 대표팀 응원 부탁"(종합)
존중·대화·책임과 헌신 심어진 대표팀 약속
"개인 욕심 아닌 한국 축구 발전 위해 도전"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지휘봉을 잡은 각오를 밝히며 달라질 대표팀을 약속했다.
홍 감독은 29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에 나서 "지금 한국 축구는 중요한 전환의 시기"라며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도전을 결심했다.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한국 축구가 진전하는 데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탈락 이후 위르겐 전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축구협회는 지난 13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홍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홍 감독은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 동안 유럽으로 떠나 외국인 코치 면접과 대표팀 선수 면담을 진행하고 돌아와 취임 기자회견에 나섰다.
먼저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과정을 "지난 7월5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와 만나 긴 대화를 나눴다. 대표팀 감독과 축구협회 전무를 하며 평소 가지고 있던 축구 철학, 대표팀 운영 방안, 각급 대표팀 연계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이사는 이러한 의견을 듣고 감독직을 요청했고 밤새워 고민한 끝에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축구는 중요한 전환의 시기에 있다. 4년 주기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 축구가 국가대표팀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할 시기다. 축구협회가 발표한 'MIK(Made In Korea)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 체계를 수립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과 축구협회를 향한 거센 비판에 대해 "대표팀은 성적으로 표현되는 결과와 장기적인 발전 체계의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따끔한 비판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듣고 또 들으면서 한국 축구가 진전하는 데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홍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 감독, 축구협회 전무, 울산 감독 등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리겠다"며 "한국 축구의 자산이 될 유망주 발굴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 이야기했다.
또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 수평적 관계가 이루어지는 존중, 소통 부재에서 비롯되는 문제와 오해를 없애기 위한 대화,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향한 책임과 헌신까지 세 가지 정신이 제대로 심어진 대표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많은 관심을 받고 좋은 역할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화두를 던질 수 있는 곳"이라고 전한 홍 감독은 "축구팬 여러분들의 비난 목소리도 경청하겠다. 한국 축구 발전이라는 같은 목소리에서 나온 거란 걸 안다. 바뀌어가는 대표팀을 보며 많은 응원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취임사를 마쳤다.
질의응답에 나선 홍 감독은 "많은 기대 속에 새로운 팀이 출발하면 아주 좋았을 텐데 지금은 반대로 비판과 우려 속에 출발하게 되어 마음이 조금 무겁다"며 "지금의 것들은 감수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겸허하게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의 감사와 조사 예고 후 축구협회와 나눈 대화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 부분은 전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 축구협회와 문체부 관계다. 축구협회가 충실히 해명하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울산 감독 시절 보여줬던 카리스마와 달리 수평적 관계를 강조한 부분은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굉장히 수평적인 걸 좋아한다. 카리스마는 갖고 있는 특징 중 하나이지 모든 걸 대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울산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반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금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팀이다. 팀이 얼마나 응집력이 있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특히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은 팀일수록 이길 확률은 높지만 어떻게 보면 더 어렵다. 팀이라는 건 문화와 정체성도 있어야 한다. 모든 것들이 다 맞아떨어져야만 정말로 강한 팀이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많은 우려 속에 닻을 올린 홍명보호는 오는 9월에 있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준비에 돌입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hatriker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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