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00억짜리 수첩이야… 리그가 탐내는 영업 비밀, 선두 KIA 코너에 몰았다

김태우 기자 2024. 7. 2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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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입단한 헤이수스는 시즌 21경기에서 120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3.37로 선전하고 있다.ⓒ곽혜미 기자
▲ 후라도는 올해도 21경기에서 131⅓이닝을 던지며 9승5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호투 중이다. 올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고, 1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이 부문 리그 1위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위닝시리즈를 목표로 고척스카이돔에 입성한 KIA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키움과 3연전에서 오히려 호되게 당하며 고전했다. 세 판 모두를 내줄 위기에서 마지막 순간 겨우 한 판을 건졌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울을 떠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KIA가 우위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키움은 순위와 별개로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 그리고 그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동등하게 맞춰놓은 건 역시 외국인 투수들의 힘이었다. 26일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키움은 27일 아리엘 후라도, 28일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차례로 등판해 KIA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투구로 확실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27일 선발 등판한 후라도는 7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무볼넷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역투했다. 4회 김도영에게 투런포를 맞은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곳 없는 투구였다. 힘이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후라도의 투구에 리그 최강이라는 KIA 타선이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시즌 17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기록했다.

28일 바턴을 이어받은 헤이수스도 역투했다. 헤이수스도 7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KIA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KIA가 우타자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며 헤이수스 공략에 나섰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힘 있는 피칭을 했다. 비록 불펜이 승리를 날리기는 했지만 선수의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는 피칭으로 모자람이 없었다.

키움이 선수층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위협적인 팀으로 인식되는 건 두 외국인 투수의 존재 때문이다. 현재 로테이션상 붙어 있는데 3연전에 두 선수가 걸리는 상대 팀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한 후라도는 올해도 21경기에서 131⅓이닝을 던지며 9승5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호투 중이다. 올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고, 17번의 퀄리티스타트는 카일 하트(NC·14회)와 꽤 벌어진 차이다. 헤이수스도 시즌 21경기에서 120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3.37로 선전하고 있다. 재계약 대상자로 올라갈 만한 성적이다.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29) 또한 맹활약이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도슨은 올해 93경기에서 타율 0.330, 11홈런, 55타점, 124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09를 기록하면 리그가 인정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키움의 외국인 농사가 투·타를 가리지 않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며, 내년 전력 구상에도 어느 정도의 상수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도슨은 올해 93경기에서 타율 0.330, 11홈런, 55타점, 124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909를 기록하면 리그가 인정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곽혜미 기자

그런데 이 선수들은 잘하기도 하고, 가성비도 ‘갑’이다. 지난해 맹활약했던 후라도의 올해 연봉은 130만 달러다. KBO리그 현실에서 2년 차 선수치고는 낮은 금액은 아니지만 지난해 성적을 고려하면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도슨의 올해 연봉 60만 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연봉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 연봉이 너무 적었기에 그렇다. 헤이수스도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장 금액은 60만 달러로 역시 적은 편이다. 인센티브를 합쳐 세 선수의 연봉을 모두 더해도 270만 달러로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도 효과가 뛰어나고, 다른 팀처럼 교체에 추가 비용을 쓰지도 않았다.

키움은 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은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팀들이 눈여겨보지 않은 흙속의 진주를 잘 캐치한다. 꼭 마이너리그가 아닌, 독립리그까지 폭넓게 보는 등 다른 팀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물론 키움과 외국인 선수 실패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타 팀에 비하면 성공 사례가 많았다. 초기 연봉이 저렴해 그 성공은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각 팀들은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수 300만 달러(약 41억 원) 안팎의 돈을 쓴다. 단 세 명의 선수에게 이 정도 금액을 쓴다는 건, 결국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게 프런트의 주요한 능력이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키움이 가지고 있는 수첩에 적힌 외국인 선발 노하우가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 가운데 세 선수가 내년까지 키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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