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존중-대화-책임과 헌신 중요...대표팀 주장직은 손흥민 그대로 유지"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많은 비판 속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명보 감독이 축구팬들을 향한 사과와 함께 대표팀 운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홍 감독은 "시작에 앞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늘 나는 K리그 팬들과 약속을 저버린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고개를 숙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수 차례 새 사령탑으로 거론될 때마다 거절 의사를 표시하며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은 지난 5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설득하자 하루 고심 끝에 대표팀 사령탑직을 수용했다.

홍 감독은 준비해온 총 8장의 취임사를 전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한 가운데 대표팀 운영 계획을 묻자 "존중과 대화 그리고 책임과 헌신이 중요하다"며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에서 팀을 만들 것이고 스태프와 선수 모두 존중해야 한다. 각자 지켜야 하는 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는 대화다. 문제는 오해에서 발생한다. 그렇기에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공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책임과 헌신이다. 대표팀과 관한 많은 것을 오픈한다면 선수들도 책임과 헌신이 필요하다. 권한에 대한 책임을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이 세가지가 있는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그러면서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적으로 컨트롤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9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부터 철저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10년 전 대표팀을 맡았을 당시 일명 '인맥축구'를 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인정한다"면서도 "이제는 팀을 위한 헌신할 수 있는 선수와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를 뽑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대표팀 주장단에 대한 질문에는 "(9월 월드컵 예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그래서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며 "손흥민을 신뢰한다. 다만 손흥민이 너무 많은 부담을 갖지 않도록 다른 선수들에게도 나눠 갖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은 또 "(제가)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수평적인 것을 좋아한다"며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하다 생각하면 대표팀에 적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회장직을 제안한 것이 맞냐고 묻자 이에 대해서는 "2020년에 정 회장이 제안한게 맞다"면서 "하지만 나는 현장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정 회장이 아닌 이임생 이사의 말을 듣고 감독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