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천억'에 500억 내민 큐텐 구영배[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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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같은 내돈"은 증발했고 "생애 첫 가족여행"은 무산됐다.
한국 소비자들의 피땀 흘린 돈이 흘러간 싱가포르 기반의 '큐텐 왕국'은 붕괴 위기에 몰렸다.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의 볼모가 된 국내 자회사들만 피해를 떠안을 판이다.
골자는 양사 피해 규모 500억 원, 큐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사태 수습을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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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T 등 전방위 지원 속 구 대표 첫 입장문 '실효성 질타'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피 같은 내돈"은 증발했고 "생애 첫 가족여행"은 무산됐다.
큐텐 신화는 없었다. 한국 소비자들의 피땀 흘린 돈이 흘러간 싱가포르 기반의 '큐텐 왕국'은 붕괴 위기에 몰렸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아니 예견된 참사일 수도 있다. 구영배 대표의 독단적인 무리수로 일군 큐텐 산하 티몬, 위메프, 큐텐, 큐익스프레스의 누적 손실액은 2조5000억 원을 넘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탈(脫) 큐텐'으로 현금 유동성마저 막히면서 연쇄 부도 위기설까지 제기된다.
최대주주이자 그룹 전반을 지배해 온 키맨 구 대표는 큐텐그룹을 키우기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물류회사 큐익스프레스(Qxpress Pte. Ltd.) 대표에서 슬그머니 빠졌다.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의 볼모가 된 국내 자회사들만 피해를 떠안을 판이다.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린다. 오픈마켓인 탓에 피해자는 소비자이자 판매자, 모두다. 1원이라도 아끼려던 소비자들과 90%의 영세 소상공인의 피해가 큰 상황이다.
산업 전반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유통뿐만 아니라 금융, IT, 정치권까지 '티메프 사태' 후폭풍 경고음이 나온다. 카드사와 결제대행업체(PG사)는 결제 취소 재개를, 페이사들은 환불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티메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피해와 소상공인의 줄도산 위기를 막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도 5600억 원의 긴급 기금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 업계 전방위로 사태 수습에 나선 가운데 구영배 대표가 오랜 침묵을 깨고 해결 방안을 내놨다. 골자는 양사 피해 규모 500억 원, 큐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사태 수습을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판매자의 피해 규모는 포함되지 않았다. 추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5월 기준 판매 대금 미정산 금액만 위메프 565억 원(195개사), 티몬 1097억 원(750개사)이다. 여기다 6월, 7월분을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구 대표가 밝힌 소비자 피해액은 빙산의 일각인 셈이다. 5000만 달러(700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자금조달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600건, 3500건의 환불 조치가 완료됐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포인트 지급으로 처리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피해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수천명이 모인 피해자 단체 채팅방에는 이마저도 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항의집회도 예고되고 있으며 집단 경찰고소도 앞두고 있다.
모두가 티메프 피해를 떠안고 있는 동안 그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구 대표의 급급한 변명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30일 티메프 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눈물로 배불린 큐텐 대표는 과연 무슨 말을 할지, 그의 입에 이목이 쏠린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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