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홍명보 “10년 전 ‘인맥 축구’ 말 들어…지금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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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결심하게 됐다."
홍 감독은 "팬들의 용서를 받는 방법은 축구 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뿐"이라며 "지금까지 보내주신 성원에 대한 부채감과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 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에 홍명보 전 울산 감독을 내정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3일 공식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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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욕심 아닌 한국 축구 위해 결심” 소회
“개인의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결심하게 됐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홍명보(55) 감독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은 먼저 “제 선택이 실망감을 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 어떤 질책과 비난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시즌 도중 감독을 빼앗기게 된 울산 HD와 프로축구 K리그 팬들을 향해 고개 숙였다.
홍 감독은 “팬들의 용서를 받는 방법은 축구 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뿐”이라며 “지금까지 보내주신 성원에 대한 부채감과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 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에 홍명보 전 울산 감독을 내정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3일 공식 선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의 한 명으로 사령탑 선임 과정에 참여한 박주호가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이 많았다. 외국인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고 협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고 나서며 여론이 나빠졌다. 문화체육관광부까지 감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후폭풍’이 일파만파 커졌다.
홍 감독은 여러 논란을 뒤로 하고 외국인 코치진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대표팀의 주요 유럽파 선수들과 면담하는 등 새 대표팀 체제 출범 채비를 했다.
다소 늦게 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홍 감독은 “존중·대화·책임·헌신의 덕목으로 대표팀을 운영하겠다”고 앞으로의 비전을 밝혔다. 홍 감독은 “선수들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지켜야 할 선을 명확히 하겠다. 많은 위험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핵심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운영의 많은 부분을 오픈한다는 건 그에 따르는 책임과 헌신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며 ”(선수들이 원하는) 변화 방향이 좋다면 받아들이겠다. 그만큼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헌신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유율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소신도 강조했다. 홍 감독은 “주도하면서 공을 컨트롤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계획에 맞춰 경기 흐름을 유도해야 한다”며 “공 소유는 결국 상대를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 있다. 역습에 확고히 대비하고 수비 시간은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는 “10년 전에는 내가 아는 선수만 뽑아 써서 ‘인맥 축구’라는 말도 들었다. 다 인정한다”며 “지금은 10년 전과 달리 K리그에서 3년 반 동안 생활하며 각 팀의 주요 선수들이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 명단도 갖고 있다. 팀에 헌신할 수 있는 선수,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의 이름이 머릿속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의 전술이 U20(20살 이하) 팀까지 이어진다면 U20 팀이 좋은 기량을 보일 때 전술에 적응하는 시간 없이 바로 A대표팀으로 올라와 경기를 뛸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국외 축구를 부러워하기만 했는데, 이 기회에 한국 축구에도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큰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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