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고개 숙였다… “용서받기 위해 韓 축구 성장 이끌 것”

양승수 기자 2024. 7. 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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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대표팀 연계,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A대표팀 만들겠다”
29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다목적회의실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신임감독 취임식이 열렸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홍명보 감독.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 감독이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 내정을 발표한 뒤 홍 감독은 울산HD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공식 인터뷰에서 대표팀 부임에 대한 짧게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외국인 코치 선임 및 해외파 면담을 위해 출장을 떠나면서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표팀 부임에 대해 차분하고 길게 기자회견을 한 것은 부임 이후 20여일 만이다.

홍 감독은 이날 “여러 논란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축구인의 한 명으로 사과드린다. K리그를 저버린 것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 울산 HD 팬분들 그리고 K리그 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비판과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제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서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것”이라며 사과의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논란이 된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이사와 나눈 대화 내용과 마음을 바꾼 이유를 묻자 “지난 5일 이임생 총괄이사가 집 앞으로 찾아왔고, 그와 만난 자리에서 긴 얘기를 나눴다. 이임생 이사는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축구 철학에 대해 물어봤고, 솔직하게 생각을 말했다. 이임생 이사와 나눈 이야기는 한국축구의 기술철학 MIK(Made in Korea), 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계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동안 경험했던 대표팀 생활이나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서 이 이사에게 정확하게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심 끝에 수락하게 된 계기도 말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은 중요한 전환기에 있다. 나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전무이사를 거쳤다. 이 점에서 전략 수립이 대표팀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배웠다. 현장에서 K리그의 중요성도 경험했다. 이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K리그와 동반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갈 것이다.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축구협회가 발전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한국축구의 미래에서 A대표팀이 선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유소년 시스템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룰 것이다. 이 점에서 큰 책임감이 생겼고, 개인적 욕심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보자는 생각을 가졌다. 이게 내 내적동기였다”고 수락 이유를 설명했다.

대표팀 운영 방법에 대해선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 등 세 가지 키워드가 중요하다. 앞으로 대표팀은 수직이 아닌 수평적으로 팀을 이끌겠다. 많은 오해는 리스크, 소통 부재에서 발생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면 대화를 할 것”이라며 “책임과 헌신. 많은 부분을 오픈하고 정보 공유를 한다는 것은 그에 따른 책임을 다 해야한다. 변화를 요구한다면 나와 코칭스태프는 받아 들일 것이다.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나는 이 세가지가 다 들어간 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대해선 “볼 소유는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야 한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볼 소유가 돼야 한다”며 “상대의 역습에 확고히 대비하고 수비 시간은 짧게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실패를 인정하며 “인맥 축구, 의리 축구 이야기도 들었지만 인정한다. K리그 선수들을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뽑았다. 예를 들어 이번주에 헤트트릭, 골넣은 선수 그런 선수만 넣다보니까 힘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K리그에서 3년 반동안 생활을 했었고, 각 팀에 있는 주요선수들, 또는 주요는 아니지만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 리스트도 있고, 팀에 헌신하는 선수,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의 이름이 내 머릿속에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축구는 지금 유례없이 훌륭한 선수들도 가득하다. 그렇기에 대표팀은 성적으로 표현되는 결과보다는 확고한 방향과 체계의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저는 그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다. 많은 분들의 지적과 따끔한 비판의 목소리 전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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