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 총인구 5177만명, 외국인 덕 3년 만에 증가… 유소년 인구 24만명 넘게 줄어

이희경 2024. 7. 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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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연령인구는 14만명 줄어

미얀마 국적의 A씨는 지난해 4월 입국해 경기도 화성시의 한 화학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비전문취업 비자(E-9)를 통해 입국했다. A씨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지만 E-9 비자로 오랜 기간 체류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오래 일할 생각을 갖고 있다. A씨는 “처음에는 약품 때문에 알레르기가 나고 고생했지만 회사가 배려해줘서 괜찮아졌다”면서 “한국 생활에 차츰 적응해 가고 있어 더 열심히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총인구가 5177만여명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8만2000명 늘었다. 내국인 인구가 10만명 이상 줄었지만, A씨와 같은 외국인 인구가 18만명 넘게 늘면서 3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다만 저출생·고령화 추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전체 인구 대비 유소년 인구(0~14세) 비중이 처음으로 10%대까지 낮아진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8%대에 진입했다. 1인 가구는 전년 대비 32만 가구 이상 늘어나며 ‘나홀로’ 가구 비중은 35.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명동거리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총인구는 5177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2000명(0.2%) 증가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주민등록통계와 달리 외국인 등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포괄하며 한국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총인구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감소했지만 지난해 3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내국인(4983만9000명)이 10만1000명(0.2%) 감소했지만 외국인(193만5000명)이 18만3000명(10.4%) 증가한 영향이다. 외국인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한국계)이 53만2000명(27.5%)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4만7000명·12.8%), 중국(22만1000명·11.4%), 태국(19만1000명·9.9%) 순이었다. 2022년 대비 외국인이 많이 증가한 국적은 베트남이 3만8000명(18.1%), 태국(2만7000명·16.8%), 중국(1만7000명·8.5%) 순이었다.

김서영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작년에 고용허가제에 의한 외국인 채용 규모가 많이 늘었다”면서 “그런 영향이 총인구 (증가에) 포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법무부에 따르면 취업 자격 체류 외국인은 2020년 45만2297명, 2021년 40만6669명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 44만9402명 지난해 52만2571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내국인 수는 2021년부터 3년째 줄고 있다. 2020년 5013만3000명이었던 내국인은 2021년 5008만8000명을 기록한 뒤 2022년(4994만명)에는 40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총인구가 늘었지만 저출생·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라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작년 말 발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5년부터 인구 증가율은 감소(-0.13%)로 전환되고, 감소폭 역시 점차 커진다. 이에 따라 총인구는 2045년 4883만5000명으로 줄어든 뒤 2072년(3622만2000명)에는 1977년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지난해 총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3654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4만명 정도 줄었다. 전체 인구 대비 비중 역시 71.0%에서 70.6%로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는 2018년 대비 108만5000명(2.4%포인트) 줄었다. 유소년 인구는 더 크게 줄었다. 유소년 인구는 561만9000명으로 24만1000명(4.1%) 감소했다. 유소년 인구 비중은 지난해 10.9%까지 낮아졌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60만9000명으로 46만2000명(5.1%) 증가하며 ‘1000만명’선에 바짝 다가섰다. 고령인구 비중은 2022년 17.7%에서 지난해 18.6%로 커졌다.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생산연령인구의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고령층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는 26.3명으로 전년보다 1.4명 증가했다. 생산연령인구 4명이 1명을 부양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년부양비는 2036년이면 5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의미하는 노령화지수는 171.0으로 2018년(113.9) 대비 57.1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도별로 보면 유소년 인구 비율은 세종이 18.2%로 가장 높았다.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서울이 72.8%로 가장 높았고, 고령인구 비중은 전남(25.4%)이 제일 높았다. 시군구간 노령지화 지수 격차는 최대 18배에 달했다. 대구 군위군이 1033.8로 가장 높았고 세종시가 57.9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총가구는 2272만8000가구로 전년보다 1.5%(34만5000가구) 증가했다. 일반가구가 총가구의 97.1%(2207만3000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집단·외국인가구는 2.9%(65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일반가구를 가구원 수 별로 보면 1인 가구가 35.5%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1인 가구는 782만9000가구로 전년보다 32만7000가구(4.4%) 늘었다. 1인 가구 수는 2019년 614만8000가구로 처음으로 600만가구를 넘어선 뒤 2021년(716만6000가구)는 700만가구 선도 돌파했다. 1인 가구 비중은 1.0%포인트 늘어 전체 가구 유형 중 유일하게 증가를 기록했다.

가구원 전체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374만4000가구로 나타나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특히 고령자 1인 가구는 213만8000가구로 8.3% 증가하며 처음으로 200만가구를 넘어섰다. 전체 일반 가구 중 고령자 1인 가구 비중은 9.7%에 달했다. 일반가구 10집 중 1집 정도는 노인 홀로 사는 가구라는 뜻이다. 고령자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15.5%)이었고, 경북(13.6%)과 전북(13.5%)이 뒤를 이었다. 특·광역시 중에서는 부산(11.9%)의 고령자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11월 기준 총주택 수는 1954만6000호로 집계돼 전년보다 2.0%(39만1000호) 늘었다. 총주택 증가율은 2018년 3.0%를 기록한 이후 2019년(2.8%), 2020년(2.2%), 2021년(1.5%) 지속적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하지만 2022년 1.8%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총주택의 46.8%(914만7000호)가 수도권에 분포했다. 수도권 주택 비중은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수도권에 이어 영남권이 25.8%(504만호), 중부권이 15.1%(294만2000호), 호남권이 12.4%(241만8000호)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주택 증감률은 대구가 5.0%로 가장 높았고 경북(-0.1%)이 가장 낮았다. 시도별 아파트 비율은 세종이 87.1%로 가장 높았고, 광주(81.5%)와 대전(75.6%)이 뒤를 이었다.

전체 주택 중 53.7%(1049만5000호)는 2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었다. 노후기간이 30년 이상 된 주택의 비율은 25.8%(504만5000호)로 전년보다 2.4%포인트 늘었다.

세종=이희경 기자, 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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